주가지수 폭락에 항의하는 파키스탄 증시 투자자들이 17일 카라치 증권거래소(KSE)의 입구를 부수고 있다. 카라치/AFP 연합
수백명 거래소 난입 시위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에서 주가지수 하락에 분노한 증시 투자자 수백명이 17일 거래소 창문을 부수고 집기를 들어내는 등 ‘폭동’을 벌였다고 일간 <새벽>(Dawn)이 보도했다. 거래소 쪽 요청으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시위대가 자진 해산해 무력 충돌은 없었다.
16일까지 14일째 연속 하락을 기록한 시장은 이날도 종합지수 400포인트가 떨어진 상태로 거래를 시작했다. 4월 중순 이래 지난 석달 동안 5200포인트(35%)가 이미 하락한 터였다. 일부 종목은 총액의 50~70%가 날아갔다. 주가가 하루 5% 이상 오르거나 내리면 시장 전체 거래를 중단하는 ‘어퍼앤로어 락스’ 탓에 ‘개미’들은 손해를 안고 팔려 해도 팔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여기에 정부나 금융기관 어느 곳도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분노한 투자자들은 증권당국 관료들의 전원 구속을 요구했다. 18일 시장은 1% 미만의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으며, 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8일치 사설에서 현 집권세력 내 정치인들의 권력다툼이 정치적 공백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국경지역에서의 정정 불안과 파키스탄 국내 정치 불안 등이 외국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