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반정부 시위로 푸껫과 끄라비 등 휴양지 세 곳의 국제공항이 잠정 폐쇄되면서, 한국인 관광객 수백명의 발이 묶였다.
29일 타이 남부 푸껫에선 시위대 5천여명이 푸껫 공항 활주로와 주차장을 점거했으며, 공항 당국은 공항을 잠정 폐쇄했다. 푸껫 인근 송클라주 핫야이 공항과 끄라비 공항도 시위로 잠정 폐쇄됐다. 이 여파로 이 지역에 머물던 한국인 관광객 수백명이 귀국편 비행기를 타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주타이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문의 전화를 해오고 있다. 정확한 숫자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으나 적어도 수백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푸껫과 끄라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푸껫으로 가려던 한국인 관광객 최소 6명도 방콕에서 대기하고 있다.
주타이대사관 관계자는 “항공사 등에도 문의하고 있으나,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당장은 해결책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활주로가 점거돼 있어 대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며 적어도 2~3일은 지나야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몬루디 켓판 타이공항공사(AOT) 대변인은 “푸껫 주지사가 시위대와 협상을 시도 중”이라며 “언제까지 공항을 폐쇄할지는 상황 전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25만명의 한국 관광객이 푸껫을 찾았으며, 교민 1500여명이 이곳에 살고 있다. 인천과 푸껫 공항에 매주 17회의 직항편이 개설돼 있다.
타이공항공사는 북부 치앙마이, 치앙라이 등 지방 국제공항도 점거될 것을 우려해 공항경찰을 증원 배치했다. 타이에선 석 달째 내각 사퇴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고, 최근 시위대가 정부 청사를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 중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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