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타이 전 총리(오른쪽)가 11일 의회를 잠시 방문했다가 떠나고 있다. 그는 이날 집권당의 총리 후보로 다시 지명됐으며, 이를 수락했다. 타이/AP 연합
‘요리쇼 스캔들’로 사퇴 이틀째
집권당, 차기 총리후보로 선출
반정부 시위대 등 반발 거세
집권당, 차기 총리후보로 선출
반정부 시위대 등 반발 거세
‘요리쇼 스캔들’로 물러난 사막 순타라웻 타이 전 총리가 이틀 만에 다시 집권당 총리 후보로 돌아왔다. 타이 집권당인 피플파워당(PPP)은 11일 긴급회의를 열어 사막을 차기 총리 후보로 다시 선출했으며, 사막 전 총리는 즉각 이를 받아들였다고 <네이션>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차기 총리 선출을 위한 임시 의회는 12일 열린다. 새 총리 인선이 위기의 타이 정치를 정상화시킬지 기대를 모았으나, 집권당이 반정부 시위대는 물론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막 총리를 고집해 타이 정정이 다시 혼란의 안개에 휩싸이게 됐다. 사막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넉달 가까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막 총리는 9일 재임 중 텔레비전 요리쇼를 진행한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물러났다.
이날 타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피플파워당 등 6개 집권정당연합의 총리 후보 인선 회의에서는 사막 전 총리의 재지명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당 일부 의원들과 연정 참여 정당의 의원들은 사막의 집권 기간 동안 정치·경제적 혼란이 극심해졌다며, 반대 뜻을 밝혔다. 5개 연정 참여 정당은 이번 결정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부정부패 재판을 회피하고 영국으로 망명해 반정부 시위를 격화시킨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이 회의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져 또 다른 논란도 예상된다. 피플파워당 대변인은 “탁신 전 총리가 회의 전 런던에서 전화를 걸어와 지지후보를 밝혔다”며 그의 의견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고 <네이션>과 <방콕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이날 유력한 총리 후보였던 솜차이 옹사왓 과도정부 총리 역시 탁신 총리와 사돈 관계다.
혼란 상황에서 군부가 다시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아누퐁 파오친다 태국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솜차이 과도총리에게 방콕 일원에 선포된 비상사태를 즉각 해제할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아누퐁 육참총장은 기자들에게 “현행법으로 질서가 유지될 수 있고 만일의 사태에 즉각 군이 투입될 수 있기 때문에 비상사태는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부 실세인 아누퐁 육참총장은 또 정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거국내각 구성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유일한 야당인 민주당의 아비싯 베짜지바 총재는 전날 거국내각을 구성하자고 제안했으나 피플파워당 등 집권정당연합은 이를 거부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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