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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타이 시위대 ‘방콕 국제공항’ 점거

등록 2008-11-26 01:53

 타이의 반정부 시위대가 25일 방콕의 수완나품 국제공항 입구를 점거한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방콕/AP 연합
타이의 반정부 시위대가 25일 방콕의 수완나품 국제공항 입구를 점거한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방콕/AP 연합
‘내각 퇴진’ 외치며 난입…솜차이 총리 귀국 막혀
반정부-친정부 시위대 사이 총격전 벌어지기도
타이 방콕의 수완나품 국제공항이 반정부 시위대가 난입으로 폐쇄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에 참석했던 솜차이 웡사왓 총리의 귀국길이 막혔다.

공항 당국은 25일 오후 9시15분께 출발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도착 항공편은 일단 허용하되 상황에 따라 국내 다른 주요 지역 공항으로 항로를 변경할 수 있다는 성명을 냈다고 현지 <더네이션> 온라인판이 보도했다. 이날 성명은, 민주주의민중연대(PAD)를 필두로 한 반정부 시위대 몇천명이 공항 주요 출입구를 봉쇄한 뒤 일부가 청사로 진입하면서 발표됐다. 공항 쪽은 “협상을 시도했으나 소용이 없었다”며 “승객 안전을 위해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출발 항공편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라고 밝혔다.

애초 솜차이 총리는 26일 저녁 도착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날 시위대가 공항으로 모여들면서 ‘기술적 문제로 인해 도착이 늦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저녁 민주주의민중연대의 손티 림통쿨 공동대표는 “50시간이 넘게 정부를 압박했는데 아무런 일도 없었다. 시위 수위를 높여 공항을 폐쇄하고 타이가 직면한 문제를 전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시내에서는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 사이에 총격전도 일어났다. 반정부 쪽인 민주주의민중연대 시위대가 임시 정부청사로 사용되고 있는 돈 므엉 옛 국제공항 쪽으로 움직이면서, 친정부 시위대와 충돌한 것이다. 돌을 던지면서 시작된 ‘교전’이 총격전으로 비화돼 적어도 8~11명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하루 전 24일엔 이날을 ‘마지막 결전의 날’로 선포한 반정부 시위대 몇만명이 의사당을 봉쇄하고 시위를 벌이고, 재무부 및 경찰청 점거를 시도하기도 했다.

타이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해 말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한 피플파워당(PPP) 주도 연립정부가 사실상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꼭두각시’라고 주장하며, 전면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 8월부터 정부청사를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는, 24일부터 의사당과 임시청사을 봉쇄하고 솜차이 총리의 귀국마저 막고 있어 심각한 국정 마비가 우려된다. 지난 2006년 군사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전 총리는 현재 부패 혐의로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외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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