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4월 첫 순방지 베이징…양다리외교 분석
히말라야 산맥 한가운데 위치한 신생 공화국 네팔을 둘러싸고, 중국과 인도의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네팔 왕정이 무너지고 마오주의공산당 정부가 집권한 뒤, 중국이 네팔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자 전통적으로 네팔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온 인도가 긴장하고 있다고 <비비시>(BBC)가 8일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정치, 군사분야 고위관리들을 잇달아 네팔에 파견해 양국 철도와 도로 연결 확대, 네팔군 훈련 지원 등 관계 강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마오주의 반군 지도자 출신인 네팔 총리 푸슈파 카말 다할(프라찬다)은 다음달 베이징을 방문해 새로운 중-네팔 평화우호조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네팔 총리가 취임 뒤 첫 방문지를 인도 이외 국가로 선택한 것은 이례적이다.
네팔 정부는 인도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중국 카드’를 활용해 ‘양다리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10일 티베트 봉기 50주년을 앞두고 집회 참가자를 전원 체포하겠다고 밝히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 티베트 문제에 대한 중국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네팔에는 2만여 명의 티베트 난민이 살고 있다.
인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힌두 우파 정당인 인도인민당(BJP)은 지난달 의회에서 정부가 네팔에서 중국의 세력 강화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힌두교 국가인 네팔에 대해 ‘형님 국가’인 양 행동해온 인도는 2005년 갸넨드라 당시 국왕이 인도와 교감 없이 왕실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자 네팔에 압박을 가했다. 이후 네팔은 동쪽 이웃 나라인 중국에 점점 더 기울었다. 인도 국방연구분석기구(IDSA)의 아반티 바타차리야는 <비비시>에 “중국이 남아시아 전역을 잠식해 들어오면서, 인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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