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 “긴장-평온 교차” 분석
티베트(시짱) 라싸의 유혈시위 1주년이 중국 정부의 삼엄한 경비 속에 조용하게 지나갔다. 지난 10일 티베트 무장봉기 50주년 때도 세계 곳곳에서 티베트인들의 반중국 시위가 잇따랐지만, 티베트에선 중국 정부의 철통같은 봉쇄로 시위가 일어나지 않았다.
유혈시위 1주년을 맞은 14일 라싸는 ‘긴장’과 ‘평온’이 교차하는 하루를 보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5일 전했다. 1년 전 이날 라싸에서는 티베트인들이 독립을 요구하며 관공서와 중국인들을 공격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에 중국 정부가 무력진압에 나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티베트 망명단체들은 이 사태로 2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한다.
중국 당국은 이날 라싸에 대한 경비를 한층 강화했다. 총과 방패를 든 무장경찰이 시내 주요 교차로마다 배치됐고, 달라이 라마가 살았던 포탈라궁 근처엔 검문소가 세워졌다. 조캉 등 주요 사원엔 평소보다 갑절 많은 무장경찰이 배치됐다. 시내 주요 건물 옥상에선 쌍안경으로 주변을 살피는 공안들이 눈에 띄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내 중심가는 상당수 상점들이 문을 닫아 휴일처럼 한산했다. 외국인들은 물론이고, 라싸 바깥에 사는 티베트인들의 시내 진입도 통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상적인 종교생활은 이어졌다. 라모체 사원에서는 이날 50여명의 승려가 아침예배를 열었다. 사원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포췬은 “공안이 많이 깔렸지만 두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인들과 달라이 라마에 대한 선전전을 강화했다. <신화통신>을 비롯한 관영매체들은 티베트를 ‘지상의 지옥’으로 표현한 달라이 라마의 지난 10일 연설을 반박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