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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빈민의 꿈 싣고 국회 달리고픈 뉴델리 첫 여성 ‘릭샤’ 운전사

등록 2009-05-10 21:03

수니타 초두리(33·)
수니타 초두리(33·)
지난 7일 치러진 인도 뉴델리 총선에서 하원의원 후보로 나선 수니타 초두리(33·사진)는 뉴델리 최초의 여성 릭샤(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삼륜 택시) 운전사다. 초두리는 9일 <알자지라>에 “빈민층 출신으로서 가난한 사람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두리는 12살 때 가난 때문에 강제결혼을 당했다. 남편은 알콜중독이었고 자주 폭행했다. 14살 때 임신한 몸으로 남편에게서 도망쳐 뉴델리로 왔다. 딸은 태어난 지 2달 만에 숨졌다.

교통사고를 당해 쓰러진 젊은 남성을 구조하려고 릭샤를 불렀던 것이 릭샤 운전사가 된 계기였다. 젊은 남성은 병원에서 목숨을 구했다. “그 사건 뒤 릭샤 운전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원의원에 출마한 것도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서다.”

그는 릭샤 면허증을 신청했지만, 관청에서는 여성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며 회피했다. 인도에서 릭샤 운전은 남자들만의 일이다. 수입은 적고 일은 거친데다가 밤거리에 여성은 폭행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년 동안 끈질기게 요구한 끝에 그는 면허증을 받았다. 릭샤 운전사가 된 뒤 그는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구조하고 때로는 법정에서 증인이 되기도 했다.

초두리가 당선될 가능성은 낮다. 세력이 약한 ‘연합여성전선’ 후보고, 싸구려 전단지가 유일한 홍보매체다. 상대 후보는 유력정당의 베테랑 남성 정치인이다. 인도 의회에서 여성의원은 8%다.

그렇지만 초두리는 명랑하다. 패배해도 다음에 또 나설 거란다. 초두리는 일자리, 주거, 수돗물 확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술집 폐쇄도 추가했다. 술에 찌들어 지내는 남편들이 아내들을 얼마나 괴롭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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