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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수치, 또 수난

등록 2009-05-14 22:04수정 2009-05-14 22:30

지난 2002년 두번째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뒤 기자회견을 하는 아웅산 수치.  AFP/연합
지난 2002년 두번째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뒤 기자회견을 하는 아웅산 수치. AFP/연합
미얀마 군정, 미국인 가택잠입 빌미 교도소 구금
내년 총선 앞두고 ‘13년간 연금’ 연장 의도인 듯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63)의 시련이 끊이질 않고 있다. 수치가 14일 양곤의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인 인세인 교도소에 구금됐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수치가 이끄는 정당인 민족민주동맹(NLD) 대변인인 니얀 위는 “군사정부가 수치를 이날 아침 교도소로 데리고 갔고, 기소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지난 3일 미국인 남성이 수치의 집에 몰래 헤엄쳐 들어간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회부할 예정이다. 재판은 18일 인세인 교도소의 특별 법정에서 시작될 예정이며, 수치에게 최대 7년형에 처해질 수 있는 보안법 위반이 혐의로 적용될 수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미얀마에서는 가족 이외 사람이 숙박할 때는 당국에 신고해야 하며, 외국인이 민가에 머무는 것도 불법이다.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일지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일지
미얀마 민주화 단체들은 군사정부가 오는 27일 끝나는 수치의 가택연금을 연장하기 위해, 미국인 잠입 사건을 구실로 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는 가택연금이 아니라 교도소 감금까지 갈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군사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치의 명성에 흠집을 낼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조셉 실버스타인 럿거스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군사정부는 이 사건을 수치를 계속 가둬두기 위한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그동안 독립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이며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수치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1989년 수치를 첫번째 가택연금 한 뒤 연금과 해제를 반복해왔으며, 1990년 가택연금중인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이 총선에서 승리하자 결과를 무효화했다. 수치에 대한 순수 가택연금 햇수만 13년째이며, 영국인 남편이 숨졌을 때도 국외탈출 우려가 있다며 수치의 출국을 불허했다.

앞서 미국인 존 윌리엄 이타우(53)는 지난 3일 밤 호수를 마주하고 있는 수치 집에 2㎞를 헤엄쳐 들어가 이틀을 머문 뒤 5일 밤 다시 헤엄쳐 나왔지만, 6일 아침 군에 의해 발각돼 체포되었다. 전직 군인으로 알려진 이타우가 수치 집에 몰래 들어간 동기는 확실하지 않다. 수치의 변호사인 키 윈은 “(잠입 사건이 아니라) 침입 사건”이라며 “수치가 경찰에 알리겠다고 말했지만 미국인이 알리지 말라고 애걸했다”고 말했다. 키 윈은 “모두가 이 미국인에게 화가 나있다”며 “멍청한 인간”이라고 말했다.

수치의 건강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 통신은 수치는 저혈압과 탈수증에 시달렸지만, 주치의가 방문해 치료를 한 뒤 상태가 호전됐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미국인 잠입사건 뒤 한동안 주치의 출입까지 금지시켰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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