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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26년 저항’ 스리랑카 반군, 패배 시인

등록 2009-05-17 22:55수정 2009-05-18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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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밀호랑이 “싸움 포기” 성명…소수민족 차별 여전 ‘불씨’ 안꺼져
26년 동안 지속됐던 스리랑카 내전이 사실상 종결됐다.

스리랑카 북부의 소수민족 타밀족의 독립을 목표로 내전을 벌여왔던 타밀엘람호랑이(타밀반군·LTTE)가 17일 성명을 내어 정부군과의 싸움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타밀반군은 자신들의 웹사이트인 타밀넷에 발표한 성명에서 “전투는 결국 비극으로 끝났다. 타밀족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을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스리랑카 정부는 반군들이 진정으로 항복을 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공격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앞서 16일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은 “우리 정부군이 전례 없는 인도적 작전을 수행해 마침내 군사적으로 반군을 패퇴시켰다”고 내전 승리를 선언했다. 스리랑카 정부군은 전투지역에 갇혀 있던 타밀족 민간인 전원이 탈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정부군은 또 16일 반경 1㎞에 갇혀 있던 타밀반군 70여명이 탈출하던 것을 사살했다고도 밝혔다. 최고 지도자인 벨루필라이 프라바카란는 붙잡히지 않은 채, 2천명의 반군들과 함께 은신하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 세계 최강 반군의 몰락 1983년 군사작전을 시작한 타밀반군은 한때 경비행기로 무장한 공군까지 보유해 유례없는 화력을 갖춘 반군으로 유명했다. 한때는 타밀족이 많이 살고 있는 북부를 중심으로 스리랑카 국토의 3분의 1을 실질적으로 통치했다. 그러나 2008년 휴전이 깨지고 정부군이 공세를 강화하면서 세력이 급속히 위축됐다. 올해 1월에는 반군이 실질적인 수도로 삼았던 킬리노치에서 패퇴하고, 마지막 거점인 물라이티부까지 내주며 밀림지역에 갇히게 됐다.

세계 최강이라던 타밀반군 몰락 원인은 미국과 인도 등의 해상봉쇄, 정부군의 국방예산 증액, 반군의 내부 분열 등이 꼽힌다. 타밀반군은 무기 등 필요한 군사자금을 국외 타밀족들에게 공급받았는데, 미국 등이 타밀반군을 테러단체로 규정하면서 타밀족 송금을 막아버린 것이 숨통을 죄었다. 2004년 2인자인 비나야가모르티 무랄리타란이 권력 다툼 끝에 이탈해 정부군에 반군에 대한 주요 정보를 제공한 것도 큰 타격이었다. 26년의 내전 기간에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7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됐다.

■ 비극은 끝났나 타밀반군과 스리랑카 정부군 사이 내전은 사실상 끝났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는 할 수 없다. 스리랑카는 다수 종족인 싱할리족이 소수 민족인 타밀족을 차별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수도 콜롬보에서조차 타밀족 청년이 납치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제12회 지학순 평화상을 받은 스리랑카 인권운동가 룩샨 페르난도는 지난달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싱할리족이 타밀족을 차별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2의 타밀엘람호랑이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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