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신정체제’ 민주주의 개편 시사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73)가 티베트인들에게 지도자를 선거로 뽑는 민주주의적 체제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고 외신들이 22일 전했다. 그의 발언은 티베트의 신정체제를 민주체제로 개편하고, 자신의 후계자를 선거로 뽑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승려와 신도들을 향해 한 비디오 연설에서 “지도자를 선거로 뽑는 민주주의적 체제는 더 넓은 세계와 보조를 맞추고, 정부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달라이 라마 한 명에게 정신적, 정치적 지도력을 모두 맡기는 것은 더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라이 라마들이 지난 400~500년 동안 세속적이면서도 정신적인 지도력을 유지해 왔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며 “민주주의가 몇몇 결점에도 불구하고 가장 훌륭한 체제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망명 티베트인들은 2001년부터 망명정부 총리를 투표를 통해 선출하고 있는데, 달라이 라마는 이를 ‘위대한 업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달라이 라마는 이전에도 자신이 죽은 뒤에 지금의 제도를 계속 시행할지 여부는 티베트인들에게 달려 있다며, 자신이 티베트인들에게 선거제도를 명령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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