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부패척결 평가받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60)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재선은 시간문제일까? 8일로 예정된 인도네시아 대선 판세는 사실상 유도요노 독주체제다. 유효투표의 과반을 얻는 후보가 없을 경우 9월에 2차 결선투표를 하게 되어있지만, 현재로선 1차 투표에서 끝날 확률이 높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인도네시아 서베이 연구소(LSI)가 5일 대선 전 발표한 마지막 여론조사를 보면, 유도요노 집권 민주당 후보는 63.1%로 압도적 1위다. 유도요노에 맞서는 투쟁민주당 후보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은 19.6%, 골카르당의 무하맛 유숩 칼라 후보는 10.6%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71%를 기록했던 유도요노의 지지도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독주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유도요노의 인기는 애초 깨끗한 군인 출신이라는 이미지에서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998년 수하르토 독재 정권이 32년만에 붕괴된 뒤 민선 정부가 들어섰지만 혼란이 거듭되었기 때문에, 4성 장군 출신이라는 그의 경력은 2004년 첫 당선 당시에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다른 군인 출신들과는 달리 수하르토 독재정권 시절 반정부 인사 탄압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경력이 드러난 것도 없다. 유도요노는 대통령에 당선된 뒤 부패 척결을 꾸준히 추진했고, 올해 인도네시아 경제도 4%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점도 평가를 받고 있다.
유도요노에 맞서는 후보들이 신선한 인물들이 아니란 점도 작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간선제 시절에 대통령을 역임했던 메가와티는 재임시 국정 운영 실패로 능력이 없다는 이미지가 있으며, 칼라는 친인척 비리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칼라는 동티모르 분리 독립운동을 유혈진압한 위란토를 러닝메이트로 삼았으며, 수하르토에 의해 축출된 인도네시아 독립영웅 수카르노의 딸인 메가와티마저 군인 출신 프라보워 수비안토를 러닝메이트로 내세웠다. <이코노미스트>는 칼라와 메가와티가 수하르토 독재 정권의 유물처럼 비친다고 전했다. 반면, 유도요노는 정통 관료 출신인 부디오노 전 중앙은행장을 러닝메이트로 기용했다.
그러나 유도요노의 인기가 운과 기술적 측면에 기댄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도요노가 국제유가가 급등했을 때 유류보조금을 삭감했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자 빈곤층 194만 명에게 유류보조금을 지급해 투표자의 마음을 다시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도요노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도요노는 “자유무역이 천연자원이 많은 인도네시아 국부 증진에 도움이 된다 ”머 “쌀처럼 민감한 품목만 국가가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보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