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시장 한 위구르 여성이 12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성도인 우루무치 시내의 봉쇄된 바자르(이슬람권의 전통시장) 앞을 지나고 있다. 우루무치/AP 연합
여행예약 썰물처럼 취소
휴가철·주말 불구 ‘썰렁’
사망자 184명으로 늘어
휴가철·주말 불구 ‘썰렁’
사망자 184명으로 늘어
우루무치 유혈사태로 이 지역의 주요 소득원 가운데 하나인 관광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우루무치는 물론, 투루판, 카스, 쿠처 등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주요 도시에선 이달부터 본격적인 여행철이 시작했지만, 주요 관광지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2000년 전에 세워진 성벽과 톈산(천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을 끌어올리는 지하수로로 유명한 투루판은 11일 주말을 맞았으나, 관광도시의 흥청거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장법사와 손오공의 <서유기>에 나오는 화염산도 방문객이 거의 없어 썰렁하기만 했다. 투루판 시내의 한 이슬람식당 종업원은 “며칠 전부터 단체손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스와 쿠처 등 위구르족이 많이 사는 도시에서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신장위구르자치구 관광국은 유혈사태 이후 외국인 4300명을 포함해 8500명이 관광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카스에선 공안당국의 경계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도시를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학생 1만여명은 9일부터 조기방학이 시행되자 썰물처럼 학교를 떠나고 있다.
유혈사태로 타격을 받은 것은 관광산업만이 아니다. 우루무치에선 식량과 식용유, 육류, 야채류의 공급이 달리면서 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중국에선 식품가격 상승이 물가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항공업계도 승객이 급감해 울상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구르족의 시위가 다른 도시로 확산되면 주변국들과의 변경무역도 위축될 수 있다.
이번 유혈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184명으로 늘어났다. 한족은 137명이며, 위구르족은 46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사망자 1명은 이슬람교 소수민족인 후이족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아직도 우루무치에는 상당한 실종자가 있으며, 이들의 가족은 중국 정부가 사망자 숫자를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저우융캉 정치국 상무위원은 11일 카스를 찾아 인민의 이익과 지역의 안정을 보호하기 위한 ‘강철장성’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루무치 공안당국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모든 신고되지 않은 집회와 행진, 시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우르무치/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