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도신우 모델협회장 포함 50여명 다쳐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고급 호텔들에서 17일 폭탄이 터져 9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다쳤다. 한국인 1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 상당수가 외국인이었다.
이날 오전 아침식사 손님으로 붐비던 메리어트 호텔 식당 아래 지하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시엔엔>(CNN)이 전했다. 몇분 뒤 약 50m 떨어진 리츠칼튼 호텔 식당에서도 폭탄이 터졌다.
사망자 가운데 1명은 뉴질랜드인으로 확인됐고, 부상자 중 17명은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인도, 미국 등 외국인이라고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한국인 부상자는 문화행사를 위해 리츠 칼튼 호텔에 투숙했던 도신우(50) 모델협회장으로 확인됐다. 도 회장은 <연합뉴스>에 “호텔 식당에서 아침식사 음식을 가지러 가는데 갑자기 ‘펑’ 소리가 나면서 쓰러졌다”며 “종아리와 발꿈치 등에 약간의 상처를 입었을 뿐 크게 다치진 않았다”고 말했다. 도 회장은 “리츠칼튼 호텔은 한국인이 많이 투숙하는 곳이지만 (저를 제외하고는) 아직 피해를 당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리츠칼튼 호텔 18층에선 터지지 않은 폭발물이 발견됐으며, 범인은 투숙객으로 위장해 이 곳에 머물렀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경찰은 자살폭탄 공격인지도 조사중이다.
인구 기준 세계 최대 무슬림국가인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몇년 동안 강력한 반테러 정책을 펴왔으나, 4년 만에 일어난 이번 테러 공격으로 타격을 입게 됐다. 아직 이번 공격을 저질렀다고 나선 단체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동남아 일대에서 활동하는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제마 이슬라미야(JI)를 지목한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제마 이슬라미야가 연루됐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이번 사건은 테러조직의 소행”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메리어트 호텔은 2003년 12월에도 폭탄공격을 받아 12명이 숨졌던 곳이다. 당시 사건은 제마 이슬라미야의 소행으로 알려져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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