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피플 파워’의 상징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빈소인 마닐라 드 라살 대학에서 1일 추모객들이 아키노 전 대통령의 관 앞에서 애도하고 있다. 마닐라/AP 연합
결장암으로 숨져
DJ·오바마 “애도”
DJ·오바마 “애도”
필리핀 ‘피플 파워’의 상징 코라손 아키노(사진) 전 대통령이 1일 76살을 일기로 타계했다.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 베니그노 아키노 3세 상원의원은 1일 “어머니가 평화롭게 숨졌다”고 말했다고 <마닐라 타임스>가 전했다. 결장암을 앓았던 아키노 전 대통령의 주검은 남편인 베니그노 아키노 주니어 전 상원의원 묘지 옆에 나란히 묻힐 예정이다. 장례는 유언대로 가족장으로 치른다.
마르코스 20년 독재정권을 끝낸 아키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필리핀 전역은 애도의 물결로 넘쳐났다. 빈소인 마닐라 드 라살 대학에는 수천명의 필리핀인들이 모여들었다. 아키노 전 대통령은 피플 파워의 상징색인 노란색 옷을 입은 채 관속에 누워있었고, 추모객들도 노란색 옷을 입거나 노란색 리본을 매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은 열흘 동안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깊은 슬픔을 표시했으며, 중국과 타이 정부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필리핀 한국대사관을 통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대지주 집안의 딸로 태어난 아키노 전 대통령은 엘리트 정치인이었던 남편의 암살을 계기로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남편이 1983년 미국에서 필리핀으로 귀국한 직후 공항에서 총탄을 맞고 숨지자, 암살의 배후로 지목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독재정권에 맞서는 투사로 변신했다. 1986년 선거부정을 저지른 마르코스 독재정권을 200만명의 시위대가 운집한 피플 파워로 몰아내고 대통령에 올랐다.
대통령에 오른 뒤 대통령직을 6년 단임으로 제한한 민주적 개헌을 이끌었다. 그러나 임기 내내 크고 작은 군사 쿠데타 시도에 시달렸다. 대통령궁이 반란군에 포격을 맞아 미군이 정부군을 돕기 위해 나서는 일까지 있었다. 토지개혁에 실패하는 등 개혁이 완전하지 못했다는 평도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코라손 아키노 필리핀 전 대통령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