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수입 앞두고 까르푸 등 밝혀
재협상 국민투표 서명운동도 진행
재협상 국민투표 서명운동도 진행
대만 정부가 미국산 뼈있는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데 대한 대만인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 주요 대형마트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만에서 매출액이 가장 많은 4대 대형 마트인 까르푸, 코스트코, 다룬파, 아이마이는 뼈있는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더라도 매장에서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대만 신문들이 22일 보도했다. 대만 최대 레스토랑 체인 왕핀과 인기 갈비 레스토랑 꾸이주스자도 대중의 우려와 불안이 해소되기 전에는 미국산 뼈있는 쇠고기와 간 쇠고기 등 논란이 된 부위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2월10일께 미국산 뼈있는 쇠고기 1차 선적분이 대만에 도착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투표 청원 서명자가 1차 기준을 넘어섰다. 대만소비자연맹은 지난 19일까지 13만2402명이 재협상 국민투표 청원에 서명했다며 “정부는 소비자의 우려를 해소하고 그들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타이페이타임스>가 전했다. 대만 공민투표법에 따르면, 국민투표 청원을 위해 1차로 지난 대선 유권자의 0.5%인 8만6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하며, 법적 심사를 통과한 뒤 유권자 5% 이상의 서명을 받으면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대만 정부는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뒤 미국 쇠고기 금수조처를 취했으나, 지난달 말 미국과의 협상에서 30개월 미만의 뼈 있는 쇠고기와 내장, 척수 등을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까지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발표가 나온 뒤 지난 14일 타이베이에서 5000명 이상이 수입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광우병 위험을 우려하며 재협상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만 정부는 검역을 철저히 해 “안전하지 않은 쇠고기 수입은 막겠다”면서 재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버티는 반면 민진당은 재협상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대만의 최대 정치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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