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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끝나지 않은 ‘몽족의 비극’

등록 2009-12-28 21:03수정 2009-12-28 21:38

28일 북부 펫차분에 있는 몽족 난민 캠프에서 벌인 몽족 라오스 강제 송환 작업 도중, 타이 여성경찰이 아이를 안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강제송환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타이 군은 난민 캠프 내 언론과 인권단체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으며, 이 사진은 타이 군이 찍어 공개한 것이다. 펫차분/AP 연합뉴스
28일 북부 펫차분에 있는 몽족 난민 캠프에서 벌인 몽족 라오스 강제 송환 작업 도중, 타이 여성경찰이 아이를 안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강제송환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타이 군은 난민 캠프 내 언론과 인권단체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으며, 이 사진은 타이 군이 찍어 공개한 것이다. 펫차분/AP 연합뉴스
베트남전 비밀작전 수행 역사
타이, 난민들 라오스 강제송환
제2차 인도차이나전쟁이 끝난 지 30년이 넘었지만 몽족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타이 정부는 28일 자국 내 몽족 난민 4000여명을 라오스로 강제 송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타나 차루왓 타이군 대령은 “타이군 5000명과 자원봉사자들이 송환작업을 시작했다”며 “타이군은 질서 유지를 위해 곤봉을 갖고 있으며, 송환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강제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고 타이 일간 <네이션>은 전했다.

라오스 고산지대에 살던 소수민족 몽족이 타이로 흘러들어온 계기는 베트남전쟁 때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수행했던 ‘비밀 전쟁’ 때문이다. 중앙정보국은 1960년대 북베트남군이 남베트남 게릴라를 지원하기 위해 라오스를 경유하는 보급로인 ‘호찌민 트레일’을 활용하자, 이를 막기 위한 작업을 비밀리에 실행했다. 미국 공군은 한국전쟁(약 49만5000t) 때의 4배가 넘는 폭탄 200만t을 라오스에 투하하는 한편, 지상에서는 몽족 게릴라를 내세웠다. 미국 지상군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가장 숫자가 많을 때엔 몽족 남자 4만여명이 북베트남군과 맞서며 실종된 미국 공군 조종사 구출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1975년 미국이 베트남전쟁에서 손을 떼고 라오스는 공산화된다. 이제 몽족들이 택할 수 있는 길은 박해를 피해 메콩강을 건너 타이로 피신하는 것이었다. 미국은 1975년 이후 몽족 15만여명을 이민으로 받아들였는데, 최근까지 미국 등 제3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몽족들은 꾸준히 타이의 난민캠프로 흘러들어갔다. 난민캠프에 있는 몽족들은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에 고용됐던 나이 든 전사들과 최근 라오스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뒤섞여 있다.

미국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타이 정부의 송환 작업을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이언 켈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몽족 난민들이 라오스에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타이가 이 작업을 중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타이 인권 상황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라오스 정부는 몽족의 안전을 보장했지만, 인권단체들은 회의적이다.

타이 정부는 몽족들이 난민이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로 타이로 들어온 불법 이민자들일 뿐이라며 강경한 자세다. <네이션>은 “국제사회가 몽족 난민 처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어떤 나라도 자국에 몽족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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