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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신의 계시 주장’ 목사의 입에 필리핀 대선주자들 조마조마

등록 2010-04-23 19:19

‘신의 계시 주장’ 목사의 입에 필리핀 대선주자들 조마조마
‘신의 계시 주장’ 목사의 입에 필리핀 대선주자들 조마조마
생일에 당선자 예언 계획
아키노 3세 등 직접 면담
지난번 아로요 당선 점쳐




“전지전능한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누구를 원하시는지 내 60살 생일에 발표하겠다.”

자신이 ‘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예수 그리스도 왕국’ 목사 아폴로 키볼로이의 말에 필리핀 대선주자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 보도했다. 허무맹랑한 말로 치부하면 될 듯싶지만 사정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

키볼로이는 2005년 신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하지 못한 일을 마저 하라는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이후, 민다나오섬 남동부 다바오시를 중심으로 교세를 확장해왔다. 자체적으로 만든 방송을 중동, 홍콩, 유럽 등지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에게 보내 공격적으로 해외 전도를 하고 있으며, 교인이 700만명이라고 주장한다. 내달 10일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동시 실시를 코앞에 둔 정치인들은 그의 ‘예언’을 무시하기 쉽지 않다.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베니그노 아키노 3세도 다바오시까지 날아가 키볼로이와 개인적으로 만났다. 공식적으로는 “키볼로이가 누구를 지지하든 상관 없다”라고 말해왔던 아키노 3세였지만, 키볼로이가 자신이 주최한 대선주자 토론회에 아키노 3세가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태도를 바꾼 것이다. 아키노 3세는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로 상원의원이다. 아키노 3세의 가장 강력한 맞수는 마누엘 빌랴르 상원의원인데, 그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로렌 레가르다는 “키볼로이 지지층은 중요한 표밭이며 키볼로이는 친구”라고 말한다.

가톨릭이 주요 종교이지만 기독교에서부터 이슬람까지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필리핀에서 종교인의 역할은 선거에서 결정적일 수 있다. 빌랴르는 필리핀 토착 교회인 ‘이글레시아 니 크리스토’도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꼽고 있다. 또다른 목사인 에디 빌라누에바는 직접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필리핀 정치인들의 정책에 차이점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한 원인”이라고 전했다.

키볼로이가 자신의 생일인 25일에 누구를 낙점할까? 키볼로이는 아직까지 “우리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 빌랴르 상원의원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또다른 꿈에서는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을 지지하라고 하셨다”며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키볼로이는 2004년 대선 때는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당선을 예언해 맞췄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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