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셔츠 강경파 카띠야, 머리 총상에 ‘중태’
정부 시위대 봉쇄 속 발생…경위는 안밝혀져
정부 시위대 봉쇄 속 발생…경위는 안밝혀져
타이 정부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반정부 시위대(레드셔츠)의 농성 지역을 봉쇄하고 해산 작전을 준비중인 가운데, 현직 군 장성인 시위 지도자가 13일 농성 현장에서 저격을 당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레드셔츠의 강경파 지도자인 카띠야 사왓디뽈 육군 소장이 이날 오후 시위 장소인 방콕 라차쁘라송 거리 일대에서 수차례의 총성과 폭발음이 들린 직후 의문의 저격으로 머리 부위에 총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카띠야의 한 측근은 “세댕(붉은 사령관·카띠야)의 부상이 심각하다”고 밝혔으며, 국영 응급의료센터 쪽도 카띠야가 머리 부위에 총탄을 맞아 집중 치료를 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누가 총격을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타이 정부군의 산선 깨우깜넛 대변인은 이날 오후 6시께 군 병력이 시위 현장을 장갑차로 전면 봉쇄하기 앞서 “시위대에 섞여 있는 테러범들의 공격에 대비해 무장 저격수들을 배치하고 테러범들이 공격해오면 실탄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카띠야 소장도 이날 피격되기 수시간 전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어둠이 내린 직후 또는 새벽녘에 정부군이 쳐들어올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타이 국방부는 지난 10일 카띠야 소장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해임안을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에게 냈으나 아직 국왕의 승인이 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황에 비춰, 정부군이 시위대 강제해산하기 앞서 특수전에 능통한 강경파 레드셔츠 지도자인 카띠야를 먼저 제거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타이 정부는 전날인 12일 “시위대가 정부 쪽의 타협안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중단하지 않고 있어 기존의 타협안을 철회하기로 했으며, 11월14일 조기총선 실시 등 양쪽 사이의 합의사항을 전면 무효화할 것”이라며 강제 진압 방침을 내비쳤다. 지난 3월부터 두 달째 시위 현장을 점거중인 레드셔츠 쪽은 아피싯 정부의 조기총선안은 수용하면서도 아피싯 총리의 경찰 조사 수용을 요구하며 해산하지 않은 채 버텨왔다. 더욱이 이날 카띠야의 피격 사건으로 타이 정부군과 레드셔츠 시위대의 극한 대립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카띠야 사왓디뽈이 피격되기 직전 시위대의 바리케이드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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