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풀 실용적 해법” 평가
만남 성사될지는 미지수
만남 성사될지는 미지수
네번째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치가 ‘대화’를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웅산 수치는 연금 해제 뒤 14일 외신과의 첫 인터뷰인 <비비시>(B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테이블에 마주앉아 서로의 차이를 가려내고, 차이점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서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권 군부와의 대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수치는 첫 대중연설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탄 슈웨 군정 최고지도자에게 공개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는 “만나서 직접 대화하자”는 것이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미국 외교관인 래리 딩어는 <에이피> 통신에 “수치는 자신이 나라의 문제를 풀 실용적 해답을 구하는 실용적 정치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평했다.
수치가 군부와 대화를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3년에는 유엔 중재로 탄 슈웨 장군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후에도 군부와 대화할 수 있다는 자세를 지속했지만, 이번처럼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수치가 꺼낸 대화 카드가 효과가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군부가 수치의 대화 제안에 관심을 보일만한 요인이 없다고 분석했다. 군부가 지지하는 연방단결발전당(USDP)은 지난 7일 열린 총선에서 전체 의석의 80%가량을 차지했고, 군은 군사정권에 충성하고 있다. 또 미얀마 야권은 분열되어 있고, 소수민족들은 중앙정치에서 한 발 물러선 형국이기 때문이다.
타이에 본부를 둔 미얀마 독립언론 <이라와디>는 수치가 야권의 단합을 이끌 것을 주문했다. “민족민주연합(NLD)이 법적으로는 해체되었지만, 수치가 민족민주연합을 중심으로 야권을 이끌어야 한다”며 “아버지 아웅산 장군처럼 소수민족의 참여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수치는 15일 민족민주연맹 당사에서 총재 업무를 재개했다고 독일 <데페아>(DPA) 통신이 전했다. 민족민주연맹은 총선 참여를 거부하면서 지난 5월 정당등록도 거부해 법적 지위를 잃은 상태다. 니얀 윈 민족민주연맹 대변인은 “당의 법적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18일께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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