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일간 “협의 여지 없다” 보도…이전 방침 철회
러시아가 일본과 영토분쟁을 빚고 있던 쿠릴열도 남쪽 4개 섬 중 2개 섬을 일본에 되돌려주겠다는 기존 방침을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15일 보도했다.
러시아 익명의 소식통은 <코메르산트>에 일본이 쿠릴열도 남쪽에 있는 4개 섬 중 2개 섬(시코탄, 하보마이)을 먼저 돌려받은 뒤 나중에 나머지 2개섬도 돌려받겠다는 “만화영화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 섬들은 러시아 영토이며 이 문제에 대한 협의는 없다는 것이 우리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푸틴 정권 시절에는 평화조약 체결 뒤에 2개섬을 반환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 러시아의 입장이었으나, 지금은 사정이 변해 더이상 협의를 진행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북방영토라고 주장하는 4개 섬인 이투루프(일본명 에토로후),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 시코탄, 하보마이를 1885년 러-일 화친조약(시모다조약) 이후 지배해왔지만, 1945년 소련군이 이 지역에 진주하며 이후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다. 소련은 일본과 1956년 국교회복 공동선언에서 “평화조약 체결 뒤 시코탄, 하보마이 2개섬을 반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평화조약은 체결되지 않았고, 쿠릴열도 남쪽 4개섬에 대한 분쟁은 그치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1일 쿠나시르를 전격 방문한 뒤, 트위터에 방문 사진을 올려놓기도 했다. 일본은 이에 주일 러시아 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주러 일본 대사를 일시 귀국시키기도 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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