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북한 영변의 5MW 흑연감속로의 연료봉을 제작하던 연료성형공장(위쪽 사진)이 2010년 11월 우라늄 농축시설(아래쪽 사진의 파란색 지붕 건물)로 바뀐 것을 보여주는 미국의 위성사진업체 ‘디지털글로브’의 위성사진들. 헤커 박사는 2천여기의 원심분리기를 단 7~8개월만에 설치하고 지붕에 파란색을 칠한 것은 이 곳에서 핵연료용 농축우라늄을 생산하겠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간에 이들 시설이 설치된 것은 북한이 오랫동안 농축활동을 해왔고, 다른 비공개시설에 설치됐던 것을 옮겨왔거나 영변에 복제품들을 설치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제2, 3의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원자력과학자회보> 누리집 갈무리
북한이 2012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을 강행하고 있는 영변의 소형 실험용 원자로가 실제 가동될 경우 안전성이 우려된다고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공동소장이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북한 영변의 경수로 건설현장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둘러봤던 헤커 소장은 <원자력과학자 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최신호에 기고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재평가’라는 논문에서 지난해 7월31일 착공한 경수로를 2012년까지 완공해 가동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헤커 박사는 그 근거로 “공사현장 책임 기술자가 ‘설계가 끝났고, 세부사항은 여전히 재조정하는 중’이라고 말하면서, 설계의 특징과 자재에 대해선 거의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 데 대해 놀랐다”고 설명했다. 헤커 박사는 또 이 책임기술자가 과거 흑연감속로의 연료봉과는 다른 경수로용 연료봉 성형에 어려움을 인정하면서 “스텐인레스강을 사용할지 지르코늄합금을 사용할지 아직도 결정이 안됐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헤커 소장은 원자로 건설은 국제 관행상 독립적이고 강력한 감독기구가 건설과 운용을 감독하게 되어 있다면서 “북한엔 이런 감독기구가 없고 북한의 경수로 건설이 국제적인 원자로 안전기준과 관행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의 농축우라늄 시설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오랫동안 농축활동을 진행해왔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북한의 우라늄 농축은 (북한 주장과 달리) 일차적으로 (핵폭탄 제조를 위한) 군사용이거나 적어도 군사용과 민수용의 이중용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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