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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1당독재 비판’ 재판에 베트남 촛불시위

등록 2011-04-05 21:03

혁명 지도자 아들 ‘징역형’ 선고
“그의 글은 베트남 공산당에게 오명을 씌웠다. 그는 혁명가정에 태어났지만 그 전통을 발전시키지 않았다”

4일 베트남 하노이인민법원. 재판장은 판결문을 읽은 뒤 피고 꾸후이하부(53)에게 ‘반국가선전 유포죄’로 징역 7년과 가택연금 3년을 선고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법학자이자 변호사인 꾸후이하부는 베트남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과 다당제 선거를 요구하는 등 ‘당·국가 기구와 정책을 비방’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체포됐다.

꾸후이하부는 호치민의 동지이자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저명한 혁명지도자 꾸후이찬의 아들로 베트남을 대표하는 혁명가문 출신이다. 하지만 그는 공산당이 “소수집단의 불법적 이익만을 위해 기능하고 있다”며 다당제 민주주의를 요구해 왔다. 정부가 중국기업이 운영하는 보크사이트 광산 허가를 내줘 중부 고원지대의 환경이 위협받는다며 2009년과 2010년 두차례에 걸쳐 응웬떤중 총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재판은 베트남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법원 밖에서는 많은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이들을 곤봉으로 쫓아내고 여러명을 체포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재판을 앞두고 꾸후이하부 지지 여론이 확산되면서, 촛불시위, 가톨릭 교회의 밤샘기도회 등이 이어졌다.

3월 물가상승률이 13.89%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인플레이션, 기름·전기요금 등의 인상물결 속에서 베트남 민심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베트남 공산당은 지난 1월 전당대회에서 일당독재 노선을 재확인하고,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응웬떤중 총리 등 기존 지도부 대부분을 재선출하는 등 기존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국영 신문의 한 기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사람들은 이번 재판에 대해 슬픔을 느끼고 있다”며 “나라가 이렇게 심각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한 시기에 토론을 막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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