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선 초박빙… 마잉주 소폭 우세

‘선거의 해’인 2012년의 첫 대선이자 동아시아 정세의 주요 변수로 관심을 모으는 대만 대선에서 막판까지 박빙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14일 총통 선거를 앞두고 3일 발표된 최종 여론조사에서 재선을 겨냥하고 있는 국민당 마잉주 총통이 제1야당 민진당의 차이잉원 주석을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선거법은 선거 전 열흘 동안 여론조사 결과 공표를 금지하고 있다.

<중국시보>의 조사에선 마잉주 39.5%, 차이잉원 36.5%의 지지율로 마 후보가 3%포인트 앞섰다. ‘제3의 후보’인 친민당 쑹추위 주석은 5.8%를 기록했다. 여당 성향의 <연합보> 조사에선 마 후보(44%)가 차이 후보(36%)를 8%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만 국립정치대 시장예측연구센터가 조사한 자료에선 차이 후보가 마 후보를 6.7%포인트 차로 앞섰다. 민진당은 3일 “10만~15만표에 해당하는 득표율 1%포인트 차의 승리가 예상된다”고 주장했고, 국민당은 “이미 오차 범위를 벗어난 승리가 확실시된다”며 막판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북부 국민당 우세, 남부 민진당 우세의 구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두 후보는 승부를 가를 중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선거운동을 집중하고 있다.

치열한 접전 상황에서 민감한 변수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마잉주 총통 직속 국가정보기관이 차이 후보를 뒷조사해 왔다는 ‘스파이 의혹’을 둘러싼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다. 선거 직전인 10일에는 부정부패로 수감중인 민진당 출신 천수이볜 전 총통이 장모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천수이볜의 부정부패 이미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온 민진당과 차이 후보를 당혹스럽게 하는 요소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중국과의 관계를 둘러싼 대만 사회의 갈등이다. 마잉주 총통은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 등 중국과의 경제 관계 강화를 통해 대만이 큰 이익을 얻었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차이잉원 후보는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정책을 비판하며,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과 ‘대만인의 미래는 대만인들이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대만 공식’을 내세운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