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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훈센 총리 33년 장기집권 예약…야당도 약진

등록 2013-07-29 20:25수정 2013-07-29 21:14

캄보디아 총선서 집권당 과반 획득
야당도 13석차 따라붙으며 돌풍
망명 지도자 랭시 귀국이 원동력
부정선거 의혹…야당 조사 요구
28일 실시된 캄보디아 총선에서 현 집권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총 123석 중 과반인 68석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하지만 여당은 기존 90석 가운데 22석을 잃었고,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29석에서 55석으로 약진했다.

1993년 첫 민주 선거가 실시된 이래 5번째로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훈센(60) 총리는 또다시 5년을 기약했다. 크메르루즈 장교 출신인 훈센은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점령한 1985년, 32살로 ‘최연소 총리’로 등극한 이래 연정·쿠데타·선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28년째 권력을 쥐고 있다. 그는 지난해 6월로 집권 1만일을 넘겨, 세계의 손꼽히는 독재자들을 일컫는 ‘1만 클럽’에 역시 ‘최연소’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특히 폴 포트 정권 시절에 170만여명이 목숨을 잃은 대학살을 경험한 노년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훈센이 장기간의 정치적 안정을 가져왔다고 믿고 있으며,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주도한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8일 “하지만 훈센은 경제적 불평등, 야권에 대한 잔인한 탄압, 토지 수탈과 부패, 베트남·중국 자본에 의한 무분별한 삼림 간벌 등과 관련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프랑스에서 망명 중이던 유력한 야권 지도자인 삼 랭시(64)의 귀국과 야권이 오랜 분열을 청산하고 캄보디아구국당으로 뭉친 것이 야권 돌풍의 원동력이 됐다. 폴 포트 정권 시절 프랑스에서 유학해 캄보디아의 피바람 정치에서 물러나 있던 랭시는, 1993년 재무장관을 지냈으나 부패 척결을 강하게 주장하다 정치권에서 ‘팽’당한 인물이다. 1995년 크메르민족당(KNP)을 세워 활동하다가 1997년 수류탄 테러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당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 테러에 훈센이 연루돼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폭동 선동 혐의로 몰려 4년 동안 국외를 떠돌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훈센의 사면으로 지난 19일에야 귀국했다. <뉴욕타임스>는 캄보디아구국당이 이번 선거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 저소득층에 대한 무상의료, 농산물에 대한 정부 가격 고시제, 기름값 인하 등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표를 많이 얻었다고 분석했다. 친베트남 성향의 훈센과 달리, 랭시는 캄보디아의 자원을 착취하는 베트남을 비판해, 캄보디아 국민의 반베트남 정서에 불을 질렀다.

훈센이 앞으로 야권의 강력한 도전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29일 “야당이 선전한 건 확실하지만, 지방정부를 포함해 모든 국가권력은 여전히 훈센이 쥐고 있다”며 야당의 고난을 예고했다. 랭시의 정치적 영향력은 커졌지만, 후보 등록일을 넘겼다는 이유로 이번 선거에서 출마하지 못해 아무런 실권도 없다.

이번 선거에서도 고질적인 선거부정 문제가 드러났다. 투표용지에 여러 차례 표기하지 못하도록 지워지지 않는 잉크를 도입했으나, 잉크가 라임주스 같은 액체에 쉽게 지워지는 등 표 조작 의혹이 불거졌으며, 많은 이들이 유권자 명단에서 제외돼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캄보디아구국당은 여야와 선거관리위원회, 유엔 등이 함께 선거부정에 대한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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