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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14년차 구조대원도 “내가 본 재난현장 중 최악”

등록 2013-11-13 20:02수정 2013-11-13 22:37

김용상 국제구조대원
김용상 국제구조대원
김용상 유엔 소속 119 구조대원
방치된 주검 탓 전염병 우려 커
“복구에 수십년 걸릴지도 몰라”
“1999년부터 세계의 주요 재난 현장은 거의 다 다니며 구조활동을 해왔는데, 이번이 최악의 현장으로 보인다.”

12일 미군 수송기 편으로 필리핀 타클로반에 도착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김용상 유엔 소속 119 국제구조대원은 이틀간 현장을 파악한 뒤 현지의 참상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타클로반 도시 전체가 쓰나미에 휩쓸려 가버린 것 같은 모양새다. 밤에 보면 완전히 블랙아웃(정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양 쓰나미,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 중국 쓰촨 대지진, 터키 대지진, 파키스탄 대지진 당시보다도 훨씬 심각한 상태”라며 “현지 정부의 재정·행정 능력, 중장비 미비 등을 고려하면 복구에 수십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대원은 주검이 넘쳐나는데도 방역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특히 우려하며, “조만간 주검 때문에 식수원이 오염돼 수인성 전염병이 돌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현재 주검 수습 상황이라면 수인성 전염병 등이 닥칠 수 있는데 필리핀 정부나 국제구호단체 모두 별다른 대응을 못하고 있다. 그는 “본부에 방역 장비가 최우선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고했다”며 “살아남은 이들이 2차 재앙을 입지 않도록 힘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대원은 현재 타클로반 시청에서 2㎞ 떨어진 버려진 호텔에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직원 등과 함께 묵으며 피해 상황 파악에 힘을 쏟고 있다. 선발대로 들어온 상황이라, 후발대가 어떤 장비와 물자를 가지고 들어와야 할지를 판단해 본부에 전달하는 것이 현재 주요 임무다. 그는 “사망자는 주검 수습이, 생존자들에게는 식품과 물 등이 가장 시급한 상황”이라며 “아직 복구보다는 긴급구호 단계”라고 말했다.

식사도 하지 못한 채 비스킷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움직이고 있지만 현지인들이 “생큐”라고 한마디 건넬 때 보람을 느낀다고 그는 말했다. 타클로반/글·사진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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