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타이 반정부시위 격화…시위대 충돌 4명 사망, 수십명 부상

등록 2013-12-01 20:24수정 2013-12-01 22:35

경찰, 최루탄 쏘며 강경 진압 나서
군, 배치 요청에 비무장으로 응해

사태 수습책 놓고 여야 시각차
정부, 조기 총선 카드 ‘만지작’
선거 통한 집권 가능성 낮은 야권
“인민위 설립이 유일한 해법” 주장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타이 총리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타이에서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집권당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1일 타이 <방콕 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는 주말 반정부 시위 중 총격 사건으로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타이 정부는 군에 수천명의 병력 배치를 요청하고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하지만 군부는 병력 배치에 제한적으로 응하면서 정부와 반정부 진영의 양자 대화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날 <방콕 포스트>는 집권당인 프아타이당 관계자의 말을 따서 “의회 해산은 현재 정치적 갈등을 풀어갈 ‘마지막 해법’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반정부 시위대가 정부 부처 장악에 나선 이후에 위기를 완화할 선택지를 논의하려고 잉락 총리와 만났다”며 “정부 수습 노력이 모두 실패한다면 의회를 해산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으로 시위가 일시 중단될 수는 있으나, 현 집권당인 탁신 진영과 반탁신 진영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근본적인 해법이 되긴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방콕 포스트>는 “총선을 하면 프아타이당이 거의 틀림없이 재집권할 것이라서, 총선으로 두 진영 사이의 갈등이 해소될 가능성은 적다”고 짚었다. 당장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제1야당 민주당의 사무총장이자 전 부총리인 수텝 트악수반은 조기 총선 방안을 거부하고 시위 지속 방침을 밝힌 상태다.

갈등은 이미 발화점을 넘긴 상태다. 30일 탁신 지지자이자 친정부 시위대인 ‘레드셔츠’ 시위대 수천명과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람캄행대학교 학생들이 거리에서 충돌해 처음으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드셔츠는 이날 국립 종합운동장에 7만여명이 모여 정부 지지 집회를 열었는데, 이들을 실어나르던 차량을 반정부 대학생들이 공격하면서 총격까지 벌어진 것이다. 경찰은 이번 폭력사태로 양쪽 진영 시위대 등 4명이 숨지고 57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레드셔츠는 일단 집회 해산을 선언한 상태다.

다급해진 잉락 정부는 경찰을 통해 군부에 2700명의 병력 지원을 요청했으나 군부는 무기를 지니지 않은 채 경찰 뒤편에 배석하는 제한된 조건으로 마지못해 개입을 허락했다. 또 정부가 최루탄과 물대포로 강경 진압에 나서자 쁘라윳 짠오차 장군이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중단을 요구하고 양자간 대화를 압박하고 나섰다. 일방적으로 정부 편에 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협상 중재자로서 나설 뜻을 비친 것이다.

현재로선 탁신 진영과 반탁신 진영이 총선을 통해 권력을 나누긴 쉽지 않다. 포퓰리즘 정책을 통해 절대다수인 농민·도시빈민을 굳건한 지지세력으로 둔 탁신 진영은 2000년 이후 5차례의 총선에서 연승 기록을 세웠다. 반탁신 진영인 민주당은 왕족·군부·기업가와 중산층 이상의 관료 세력을 지지 기반으로 두고 있는 터라 총선에선 연패했다.

이에 따라 반탁신 진영은 정부를 대체할 ‘인민위원회’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는 “수텝 민주당 사무총장과 그의 지지자들이 탁신의 정치적 꼭두각시를 없애고 국가 지도자를 뽑을 ‘인민위원회’를 선거를 거치지 않고 설립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반탁신 진영은 지난 총선에서 집권당이 무책임하게 특혜를 내걸고 매표 행위를 했다고 비난하며, 이를 선거를 거치지 않을 명분으로 내세운 상황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