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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방콕 셧다운’에 타이 정국 ‘폭풍전야’

등록 2014-01-13 20:27수정 2014-01-13 22:45

반정부시위대 도심 점거 ‘마비작전’
시민들 외출 꺼려 시내 활기 잃어
잉락 총리 ‘신중한 대처’ 천명에도
곳곳서 충돌…군부개입 가능성도
시위대 “인민위 출범까지 투쟁지속”
타이의 잉락 친나왓 총리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3일 ‘방콕 셧다운’ 시위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잉락 총리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포함한 정치인 사면안이 하원을 통과한 것을 계기로, 반탁신 진영이 벌여온 반정부 시위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에이피>(AP) 통신은 13일 시위대가 방콕 도심의 주요 교차로 7곳을 모래주머니 등으로 막고 연좌시위를 벌였으며, 이 때문에 방콕 중심업무지구를 잇는 교통이 통제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두달 동안 도심에서 떨어진 정부청사, 총리 관저 일대에서 시위를 하던 반정부 시위대는 이제 도시를 마비시키겠다는 의미로 ‘방콕 셧다운’을 외치며 도심으로 밀려들어왔다. 이날 방콕 도심이 부분 마비돼 교통량이 현저히 줄고 학교, 대형 쇼핑몰이 문을 닫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방콕 시가지엔 1만8천여명의 군경이 배치됐다.

이는 그동안 일반 시민들의 일상생활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던 반정부 시위가 한층 고조되고 있음을 뜻한다. 한편으론 수세에 몰린 잉락 총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반정부 진영의 자신감을 반영하기도 한다. <에이피> 통신은 반탁신 진영이 동원할 수 있는 시위대 수는 15만~20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날 반정부 시위에 나선 한 방콕 시민은 <에이피>에 “우리들의 시위로 시민들이 불편을 느낄 순 있지만 부패한 정치인이 돌아오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인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잉락 총리가 제안한 2월2일 조기 총선을 보이콧하겠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다. 이들은 의회를 ‘인민위원회’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엔 총선을 치르면 다수의 서민·농민의 지지를 받는 현 집권당이 또다시 승리하리란 우려가 깔려 있다. 13일 잉락 총리는 총선 날짜를 연기하자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제안을 논의하기 위해 15일 반정부 시위 지도자들과 정당 지도자들이 참가하는 긴급회의를 열자고 제의했다고 <방콕 포스트>가 총리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대를 이끄는 수텝 트악수반 전 총리는 총선 자체를 반대하며 사실상 ‘무조건적 권력 이양’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이 성사될지 미지수다. 트악수반 전 총리는 12일 지지자들을 향해 “비기는 것도 없고 윈윈도 없다”며 정부와 모든 협상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앞으로 방콕 셧다운을 몇주라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시위대는 도로를 점거하면서도 한개 차선 정도는 개방하고 대중교통에 대한 공격은 삼가는 등 평화시위 기조를 지키고 있다. 잉락 총리도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시위대를 향해 무기를 사용하지 말 것을 군경에 지시했다. 하지만 곳곳에 유혈사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12일 밤 시위대 7명이 괴한의 총격에 부상당한 것을 비롯해 13일 새벽엔 또다른 무장괴한이 제1야당인 민주당사에 10발가량의 총탄을 쐈다. 지난해 11월 시위가 시작된 이후 경찰과 충돌 과정에서 지금까지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태가 악화될수록 결국 군이 다시 개입하리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육군사령관 쁘라윳 짠오차 장군은 군이 분쟁에 휘말려들길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군 개입을 배제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잉락의 지지자인 ‘레드셔츠’ 그룹은 쿠데타를 막으려고 지지자들을 동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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