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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국제사회 참여 확대에 반정부 인사 석방까지 ‘혁명 35돌’ 이란에 변화의 바람

등록 2014-02-03 21:10수정 2014-02-03 21:57

이슬람혁명기 ‘여명의 열흘’ 35돌
로하니 취임 뒤 개혁·개방 움직임
이달들어 카루비 전 의장 구금완화
18일부터 2단계 핵협상 돌입
‘실용주의’ 기반 점진 변화 추구할듯
“이란 혁명은 진화 중이다. 그 점이 다른 혁명과 다르다.”(게리 식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1일 아침, 이란 수도 테헤란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영묘에 수만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 35년 전 이날, 혁명의 열기 속에서 14년간의 망명 생활을 마친 호메이니가 테헤란의 메흐라바드 공항에 도착했다. 친미 독재 정권인 팔레비 왕조에 대항해 일어난 반정부 시위는 리자 팔레비 국왕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그해 4월1일, 이란이슬람공화국 수립으로 혁명은 정점을 찍었다. 이란인들은 2월1~11일을 ‘여명의 열흘’이라 부르며 매년 혁명을 자축한다.

지난해 6월 개혁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 당선 이후 이란은 핵협상 잠정 타결과 그 대가인 경제제재 완화 등으로 개혁개방에 물꼬를 텄다. 이란은 지난해 11월 타결된 핵협상 잠정 합의의 결과물인 ‘공동행동계획’을 지난달 20일부터 이행하기 시작했다. 향후 6개월간 농도 5% 이상의 우라늄 농축 중단, 20% 농축 우라늄의 중화, 아라크 중수로 건설 중단 등 구체적 행동이 시작된 것이다. 이란은 18일부터 다시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 다음 단계를 협상하려고 다시 테이블에 마주앉는다.

게리 식 컬럼비아대 교수는 <알자지라>에 “이란은 급진파에서 온건 성향, 실용적인 태도로 조금씩 변해왔다. 이제 이란은 국제사회에 참여하는 ‘정상적인’ 국가가 되려고 애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핵협상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국내 정치에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란 정치개혁운동의 상징적 인물로서, 2011년 이후 정부 건물에 연금돼 있던 메디 카루비 전 국회의장이 ‘여명의 열흘’ 첫날인 1일 밤 집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그는 2009년 대선 당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자, 함께 후보로 나선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와 함께 ‘녹색운동’을 이끌며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2011년 ‘아랍의 봄’의 물결이 이란에 당도했을 때, 카루비와 무사비 두 사람은 다시 거리로 나와 시민들과 함께 녹색 물결을 이뤘다. 이후 그들은 정부의 통제 아래 삼엄한 감시를 받으며 지냈다.

카루비의 아들 호세인은 현지 언론인 <이스나>(ISNA)와 인터뷰에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버지는 2층, 경비요원들은 1층에서 머물고 있어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는 아니다. 이란 국내 방송은 시청할 수 있지만 위성 텔레비전과 인터넷 이용은 금지됐다. 하지만 천천히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사비의 연금은 아직 해제되지 않았다.

지난해 로하니의 당선은 보수파의 탄압으로 녹색운동이 좌절된 뒤 숨죽이던 시민의 개혁 열망이 수렴된 결과였다. 대선 이후 많은 이란 정치 전문가들은 “무사비와 카루비의 ‘자유’가 정치개혁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카루비의 ‘귀가’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이란의 개혁개방은 유연하면서도 점진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가디언>은 이란 현대사를 ‘영적 실용주의’라고 표현하며 “보수적 성직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조차 최근 서구 국가들과 대화 노력을 ‘영웅적 실용주의’라고 부르며 로하니한테 힘을 실어줬다”고 짚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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