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4국
‘하늘의 눈’ 프로젝트 착수
해적의 소굴로 악명높은 말라카 해협 주변 국가들이 그동안 미온적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해적 소탕작전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타이 등 해협을 사이에 둔 동남아 4개국은 13일 C-130 정찰기를 이용해 말라카 해협을 1주일에 두번씩 공동 경비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하늘의 눈’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정찰기는 레이더와 디지털화상을 이용해 해적들을 적발한 다음 해당국가의 해군 함정이나 해상경비정에게 연락해 해적선을 나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들은 그동안 말라카 해협 경비강화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던 미국에도 작전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미국은 9·11 동시다발테러 이후 말라카 해협에서 해적과 연계한 태러 가능성을 이유로 2003년 공동경비계획까지 마련했으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주권침해’라며 반대해 왔다. 라지브 라자크는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은 <에이에프피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참여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3개국은 지난해 7월 17정의 경비정을 동원해 24시간 통신체제를 갖춘 공동 해상경비체제에 들어갔으나 해적들의 세력이 그다지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형식적으로 단속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에만 130건의 해적사건이 말라카 해협에서 발생해 전세계 해적사고 325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들어서도 해적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연간 5만척 이상의 선박이 통과하는 이 해협은 태평양~남중국해~인도양을 잇는 해상무역의 길목이다. 세계 원유물동량의 절반, 한국 원유물동량의 대부분이 이곳을 지나간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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