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인니의 오바마’ 메카 간 까닭은…

등록 2014-07-08 19:41수정 2014-07-08 22:20

대선 유력후보 조코위 ‘기독교’ 루머
무슬림 입증위해 성지순례 뒤 귀국
오늘 선거…지지율 오차범위내 앞서
인도네시아 대선 유력후보인 조코 위도도(조코위·인도네시아투쟁민주당) 자카르타 주지사는 선거를 하루 앞둔 8일에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귀국했다. 조코위는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이 끝난 지난 6일 메카로 성지순례를 떠났다. 메카에서 그는 전세계 무슬림의 성지인 ‘카바’ 주위를 돌았다.

조코위가 9일 대선을 코앞에 두고 성지 순례를 떠났던 이유는 ‘중국계 기독교인’이라는 루머에 시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수로 따지면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이기 때문에, 대선 후보가 무슬림이 아니라는 소문은 치명적이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2억5000만명인데, 이중 약 88%가 무슬림이다. 조코위는 8일 아침 귀국 길에 공항에서 “순조로운 대선을 위해 메카에서 기도를 드렸다”고 말했다.

조코위가 다급하게 메카를 찾은 것은 상대 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대인도네시아운동당)와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 배경이다. 가장 최근인 7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단 조코위가 근소하게 앞선다. ‘인도네시아 서베이 서클’에 따르면 조코위 지지율은 47.8%로 프라보워(44.2%)에 견줘 3.6%포인트 앞섰으며, ‘폴마크 인도네시아’ 조사에서도 조코위 지지율이 44.6%로 프라보워(41%)보다 역시 3.6%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지난 3월 조코위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프라보워를 두자릿수 이상 앞섰던 것에 견줘서는 격차가 크게 줄었다. 부동층도 두 여론조사에서 각각 8%와 9%로 나타나, 누가 당선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조코위와 프라보워는 모두 종교적 다양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지지층은 갈린다. 조코위는 온건 무슬림과 기독교 등 소수파 사이에 지지자가 많다. 조코위 선거 캠프 관계자는 조코위가 당선되면 현재 신분증에 표시하도록 되어 있는 종교란을 지울 것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반면, 프라보워는 보수적 무슬림들 사이에서 지지자가 많다. 인도네시아를 32년간 철권 통치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인 프라보워는 인도네시아 주류에 속하는 인물인데다가, 단호한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프라보워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이슬람 정당 관계자들은 프라보워를 “무슬림의 전쟁 사령관”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프라보워 자신은 가족 중 무슬림이 아닌 사람도 있다며 집권하면 종교적 차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계 불교 신자인 아르윈다 휴립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프라보워가 당선돼도 “(종교적 차별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프라보워가 강경 무슬림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대선은 유권자만 1억8800만명으로, 직선제 선거를 실시하는 나라 중 세계 3번째로 선거 규모가 크다. 세계 최대 섬 나라인 인도네시아에는 이번 대선을 위해 8000개의 섬에 투표소 47만9183곳을 설치했다. 일부 오지에는 투표용지를 차로 실어나를 수가 없어서 말과 짐꾼이 동원됐다고 <자카르타 포스트>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