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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히말라야 동시다발 눈사태…사망·실종 100명 넘어

등록 2014-10-16 20:16수정 2014-10-16 23:11

네팔 안나푸르나 인근서 발생
트레킹철 맞아 관광객들 몰려
헬기수색 불구 폭설로 어려움
하늘과 맞붙은 땅, ‘눈의 거처’란 뜻을 가진 히말라야에 악몽이 몰아쳤다. 한해 중 하늘이 가장 맑고 파랗다는 10월 중순 갑작스레 닥친 폭설과 눈사태로 트레킹에 나섰던 등산객 등 적어도 29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실종됐다.

한때 한국인 한 명도 연락이 끊겨 현지 한인들과 네팔 주재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생사 확인에 나섰으나, 반나절 만에 무사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카트만두의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한국인 손님 한 명이 다른 숙소에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는 동행 포터의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16일 현재 한국인 사상자나 실종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극은 14~15일 네팔 안나푸르나봉 일원 몇 곳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졌다.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난 곳은 안나푸르나 토롱라 고개(해발 5461m)로 가는 길목의 무스탕 지역과 마낭 지역이다. 네팔 현지인 12명과 캐나다인 4명, 폴란드인 3명, 이스라엘인 3명, 베트남인 1명, 인도인 1명 등 확인된 사망자만 최소 24명에 이른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이들은 안나푸르나 둘레길을 돌고 돌아오는 길에 눈사태에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 다울라기리산 베이스캠프에서도 눈사태로 슬로바키아 산악인 2명과 네팔인 셰르파 3명이 실종됐으며, 정황상 이들은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네팔 당국은 밝혔다.

토롱라 고개 주변 눈사태 현장에선 60여명이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80여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토롱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개로 꼽히는, 안나푸르나 트레킹길의 중심 연결지이다. 네팔 당국은 헬기 2대 등을 동원해 수색·구조에 나섰으나, 60㎝ 넘게 쌓인 눈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영리기구인 ‘히말라야 구조협회’ 사무총장 바산트 하말은 “토롱라 고개에서 무크니나트 사찰로 이어지는 트레킹길에 200명 가까운 등산객이 있었다”며 “일부 등산객은 주변 산장이나 사찰 등으로 피신했으나 내려오는 도중 뼈가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은 이들도 여럿”이라고 말했다. 추가 사망자가 나올 경우 이번 사고가 네팔 최악의 산악 재해로 기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까지는 1995년 에베레스트에서 눈사태로 일본인 등반대 13명 등 42명이 숨진 사례가 최다 사망자를 낸 사고로 남아 있다.

날씨가 온화한 9~10월은 히말라야 트레킹의 절정기로 꼽힌다. 해마다 이맘때면 세계 각국에서 수천명이 안나푸르나 주변을 찾는다. 그러나 이번주 초 인도 동부를 강타한 대형 사이클론 ‘후드후드’의 영향으로 이례적으로 폭우와 폭설이 이틀간 이어졌다.

이번 사고는 네팔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팔에선 50만명 이상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연 4억2000만달러가량을 히말라야를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벌어들인다. 네팔 정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86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사고로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4월에도 에베레스트에서 셰르파 16명이 눈사태로 숨지는 사고 뒤 관광 취소 전화가 폭주한 바 있다. 이번에는 후유증이 한층 심각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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