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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필리핀 간호사 “미국으로”… 의료공동화 위기

등록 2005-10-09 20:01수정 2005-10-09 20:01

필리핀 간호사의 국외취업 현황
필리핀 간호사의 국외취업 현황
아시아의 대표적 인력수출 국가인 필리핀에서 간호사, 의사 같은 의료진들이 너도나도 국외로 떠나는 바람에 의료 공동화 위기에 처했다.

특히 필리핀 간호사들의 엑소더스 행렬은 한해에 1만명을 넘어서고 있어 상황은 더 심각하다. 간호사로 일하기 위해 전업해서 출국하는 의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필리핀 의료협회는 지난달 24일 “우리나라는 심각한 보건의료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성명을 발표해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필리핀 간호사와 의사들의 국외진출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까닭은 물론 임금 때문이다. 국립병원 간호사의 경우 월급이 200달러 수준이고, 의사도 400달러를 넘지 않은 데 비해 미국 간호사가 되면 4000달러로 뛰어오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미국 간호사 자격시험 합격자를 가장 많이 내고, 세계 최대 간호사 수출국가가 필리핀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현지 언론인 <마닐라뷸레틴>은 최근 “간호학교 졸업생들은 마닐라의 필리핀 종합병원조차도 거들떠보지 않고 졸업 뒤 곧바로 국외로만 나가려고 한다”면서 “2000여명 남짓한 필리핀 종합병원 간호사중 매년 300~500명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도권 만달욘시의 국립정신병원의 경우 의사·간호사의 채용 정원이 2000명인데 비해 실제 근무인원은 1800여명에 불과하다. 이 병원에서는 최근 2년간 3명의 의사가 간호사 신분으로 바꿔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아사히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필리핀 국립보건기구의 자이메 탄 사무총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65살된 대형병원 수석 의사까지 간호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다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골병원의 경우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민다나오섬의 병원 3곳은 간호사가 한명도 없고, 잠보앙가 델 수르의 병원 두곳은 간호사 부족으로 병동 2개의 가동이 중단됐다.

영국 등지에서 간호사 감독 경험이 있는 영국인 간호사 조셉 릴리는 “필리핀 간호사는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교육을 받은 데다 성격적으로도 세계 어느나라도 따를 수 없을 정도로 헌신적이어서 해외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의료진 부족에 대해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나, 임금을 대폭 올려달라는 의료협회의 안은 돈이 없어 비현실적”이라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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