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정문태의 제3의 눈
(59) 아시아 10대 뉴스
(59) 아시아 10대 뉴스
나라 안팎 언론사들이 잘 다루지 않는 ‘2015년 아시아의 10대 뉴스’를 추려볼까 한다.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아시아는 국제뉴스의 발원지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제사회에서 아시아라는 그릇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그동안 미국-유럽중심주의 나팔수 노릇을 해온 외신들이 올해의 국제 10대 뉴스를 어떻게 뽑을지 장담할 순 없지만 적어도 예닐곱 개쯤은 아시아발 뉴스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달리 말하자면 이제 우리는 아시아의 10대 뉴스가 곧 국제 10대 뉴스와 다를 바 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아시아가 지리적으로뿐 아니라 정치·외교·경제·군사·문화를 통틀어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린 그야말로 전략지대이면서도 우리 언론한테는 늘 변두리 대접을 받아왔으니 오늘 하루만이라도 제자리에 놓고 보자는 뜻을 담았다. 2015년 아시아의 10대 뉴스는 올해 외신판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면서 아시아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나 사고를 밑감 삼았다.
2015년 외신판을 주름잡은 아시아발 뉴스는 한마디로 지역 안보 문제였던 것 같다. 이슬람국가(IS) 박멸을 내건 시리아전쟁은 미국과 나토에다 러시아와 중국까지 끼어들면서 더 악질로 변했고, 미군이 침공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끝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미국의 지원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 다국적군이 예멘을 공습하면서 이슬람권 전역이 전쟁터가 되었다. 연말에 터진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은 중동전쟁이 새로운 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불길한 징조를 보이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중국의 팽창은 정치와 경제 분야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남중국해를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미국의 패권주의와 충돌했고, 일본은 안보법을 통과시켜 70년 만에 전쟁국가로 재등장하면서 지역 안보를 흔들어 놓았다. 그렇게 2015년 아시아 시민사회는 전쟁과 안보 문제에 시달리며 한해를 보낸 꼴이다. 그사이 각국 정부는 언론 통제와 탄압으로 시민사회를 짓눌렀고 아시아 언론은 내남없이 맥없이 무너졌다. 2015년 가장 도드라진 현상 가운데 하나로 언론부재를 빼놓을 수 없는 까닭이다. 이래저래 아시아 시민사회는 아주 고달픈 2015년을 보냈다.
아시아는 지리적으로뿐 아니라
정치·외교·경제·군사·문화 등
대한민국 생존 걸린 전략지대
올해 뉴스의 핵심은 ‘지역안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창설부터
타이 언론통제 강화까지
시리아 난민에 로힝자 난민들
인도네시아 연기는 아시아 뒤덮고 1. 중국,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 6월. 중국 정부, 러시아와 영국을 비롯한 57개 회원국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아시아개발은행을 끼고 국제 경제를 주물러온 미국의 패권에 도전. 12월, 국제통화기금이 중국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인정하면서 실질적인 G2 등장. 2. 시리아, 전쟁 격화와 난민 대량 배출 7월. 시리아 난민, 유럽으로 대규모 탈출. 현재 국제난민 400만과 국내난민 800만 발생으로 인구 2300만 가운데 반이 난민 신세. 2011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 내전이 미국 개입 뒤 국제전으로 격화. 전쟁과 난민 문제를 놓고 세계시민사회가 강한 의문 던짐.
3. 인도네시아, 연기로 아시아를 뒤덮다
6월, 인도네시아 수마뜨라와 깔리만딴의 플랜테이션 기업들 불법 화전과 토탄지대 자연발화로 연기 발생. 9월까지 동남아시아 뒤덮으며 연기 10억톤 배출. 깔리만딴 오염지표 1950 기록, 2800만 시민 위협, 진화에 3년 그 비용 337억달러 추정. 국경 없는 연기 국경 없는 환경문제.
4. 이란, 핵 협상 타결
7월. 이란과 6개국 그룹(미국, 러시아, 중국, 독일, 프랑스, 영국), 13년 끌어온 핵 협상 타결로 아시아의 지역안보 위기 제거. 이란, 농축우라늄 98% 제거와 국제원자력기구 조사 인정에 따라 경제제재에서 해방. 지구 비핵화와 거리가 먼 강대국의 핵이기주의만 도드라졌을 뿐.
5. 일본, 안보법 통과
9월. 아베 신조 정부, 집단적 자위권 담은 안보법안 강행 통과. 일본, 자위대법 개정안 비롯한 11개 안보 관련 법 제정과 개정안 통해 미국 같은 우방국 공격당할 경우 참전 가능한 집단적 자위권 확보. 중국·한국 등 아시아 각국이 반발하며 지역 안보문제 현안으로.
6. 버마·방글라데시, 로힝자 난민 배출
5월. 버마 소수민족 무슬림 로힝자(Rohingya), 종교·인종분쟁 끝에 안다만해 통해 탈출. 버마 정부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일관. 타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정부 해상 난민 밀어내기로 수많은 사상자 발생. 현재 로힝자 난민 12만. 통합 외쳐온 아세안(ASEAN) 허구 폭로.
7.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아랍연합군, 예멘 공격
3월. 사우디가 이끄는 9개 아랍다국적군, 시아파 후티 반군과 싸우는 수니파 예멘 정부 지원 외치며 예멘 공습. 미국의 정보, 병참, 무기 지원을 받은 아랍연합군 민간인 수천명 살해. 시아파 사우디와 수니파 이란 대결로 몰아가는 새로운 이슬람 상호 전멸전 시작.
8. 버마, 민족민주동맹 총선 압승
11월. 아웅산수찌의 민족민주동맹, 현 집권 군부정당 누르고 총선에서 80% 가까운 압승. 의회 내 25% 지정석을 지닌 군부에다 헌법상 대통령이 불가능한 한계를 지닌 아웅산수찌가 내년 3월 구성할 새 정부를 통해 시민사회의 민주화 의지를 담아낼 수 있을지?
9. 터키, 러시아 전투기 격추
11월. 터키 ‘자국영토 침범’ 내세워 F-16 전투기 동원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 공격작전 중이던 러시아 수호이-24 전투기 격추. 시리아의 아사드 정부를 지원해온 러시아와 거부해온 터키의 충돌은 나토와 러시아의 대결 구도를 만들면서 새로운 국제전 가능성을 키워놓았다.
10. 타이, 언론통제 강화
2014년 쿠데타 뒤 언론통제로 악명을 떨쳐왔던 타이 군사정부는 올해도 검열, 언론인 구속, 웹사이트 폐쇄, 외신 지우기, 왕실 모독제 적용 같은 갖은 방법으로 언론자유를 짓밟았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밝힌 언론자유 지표에서 타이는 올해 134위를 기록했다. 암흑으로!
※ 필자의 요청으로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
▶ 정문태 1990년부터 타이를 베이스 삼아 일해온 국제분쟁 전문기자. 25년간 아프가니스탄·이라크·코소보를 비롯한 40여개 전선을 뛰며 압둘라흐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등 최고위급 정치인 50여명을 인터뷰했다. 저서로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2004년), <현장은 역사다>(2010년)가 있다. 격주로 국제뉴스의 이면을 한겨레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정치·외교·경제·군사·문화 등
대한민국 생존 걸린 전략지대
올해 뉴스의 핵심은 ‘지역안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창설부터
타이 언론통제 강화까지
시리아 난민에 로힝자 난민들
인도네시아 연기는 아시아 뒤덮고 1. 중국,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 6월. 중국 정부, 러시아와 영국을 비롯한 57개 회원국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아시아개발은행을 끼고 국제 경제를 주물러온 미국의 패권에 도전. 12월, 국제통화기금이 중국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인정하면서 실질적인 G2 등장. 2. 시리아, 전쟁 격화와 난민 대량 배출 7월. 시리아 난민, 유럽으로 대규모 탈출. 현재 국제난민 400만과 국내난민 800만 발생으로 인구 2300만 가운데 반이 난민 신세. 2011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 내전이 미국 개입 뒤 국제전으로 격화. 전쟁과 난민 문제를 놓고 세계시민사회가 강한 의문 던짐.
인도네시아를 뒤덮은 산불(10월). AF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동부 아체 인근 바다를 떠도는 버마(미얀마)의 로힝자 난민들(5월). AP 연합뉴스
총선에서 승리한 아웅산수찌 버마 민족민주동맹(NLD) 대표(11월). 연합뉴스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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