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부동산 매물로 나온 뉴질랜드의 해변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모두가 방문할 수 있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10일 뉴질랜드의 아벨 타스만 국립공원으로 공식 지정된 아와로아 해변은 길이 약 800m, 넓이는 약 7만3800㎡에 달한다. 따로 도로가 놓여있지 않아 헬리콥터나 배를 타고 가야만 닿을 수 있는 이 해변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천혜의 환경을 자랑한다고 뉴질랜드 현지 매체인 <스터프> 등은 전했다.
개인 사업가가 소유했던 아와로아 해변은 크라우드 펀딩 덕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수 있었다. 펀딩을 처음 제안한 듀안 메이저 목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온라인 부동산 중개 누리집에 매물로 올라온 아와로아 해변을 생각해냈다고 전했다. ‘왜 단 한사람만 해변을 소유할 수 있다는 걸까?’ 자연환경이 매매되는 현실에 의문을 가진 그는 시민들의 힘으로 해변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듬해 1월 크라우드펀딩 누리집인 ‘기브어리틀’을 통해 200만뉴질랜드달러(약 16억6000만원)를 모으는 캠페인을 3주간 진행했다.
캠페인은 뉴질랜드 지역 매체에 소개되며 입소문을 탔지만, 목표 금액을 모으는 일은 쉽지 않았다. 무산될 위기에 처했던 캠페인은 크라우드 펀딩이 끝나기 약 1시간30분 전,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한 뉴질랜드 정부가 자연유산기금을 통해 35만뉴질랜드달러를 후원하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정부를 포함해 4만여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후원한 금액은 모두 227만뉴질랜드달러(약 19억원)에 달한다.
10일 아와로아 해변에서 약 3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열린 축하행사에서 메이저는 “시민들은 이번 캠페인을 자신의 일로 생각했고, 참여를 통해 바꿀 수 있는 일로 생각했다”며 캠페인의 성공을 기뻐했다. 닉키 와그너 뉴질랜드 환경부 부장관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금에 참여한 평범한 시민들은 국가에 소중한 선물을 안겼다”며 아와로아 해변을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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