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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파키스탄 자폭테러로 지역 중견 변호사들 거의 다 사망

등록 2016-08-10 16:54수정 2016-08-10 17:05

퀘타 병원테러로 60여명 변호사 한꺼번에 숨져
파키스탄 변협 “법정 활동 임시 중단” 조처
워싱턴포스트 “법조계 정상화까지 수년 걸릴 것”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적어도 74명이 숨진 가운데, 사망자의 대다수인 60여명은 발루치스탄주에서 활동하던 변호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의 법조계 인사들이 대부분 희생되면서 발루치스탄주의 법정 활동의 공백이 우려된다고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9일 전했다.

이번 테러는 지난 8일 발루치스탄주 퀘타의 한 국립병원 응급실 앞에서 발생했다. 당시 병원에는 같은 날 법원으로 가던 도중 무장괴한의 총격에 숨진 빌랄 안와르 카시 변호사의 주검이 안치되어 있었는데, 카시 변호사를 조문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변호사 무리 사이에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테러 순간이 찍힌 병원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보면, 폭발로 회색 먼지가 뒤덮이기 직전 병원 앞 공터에 검은 옷을 입은 변호사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테러가 발생하기 직전의 사고 현장이 찍힌 병원의 폐회로텔레비전 화면. 조문을 하기 위해 검은 옷을 입고 병원을 방문한 변호사들이 모여 있다.
테러가 발생하기 직전의 사고 현장이 찍힌 병원의 폐회로텔레비전 화면. 조문을 하기 위해 검은 옷을 입고 병원을 방문한 변호사들이 모여 있다.
이번 테러로 60여명의 변호사들이 한꺼번에 숨지면서, 발루치스탄주 법정 활동의 공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발루치스탄주는 발루치족의 분리주의 운동에 더해 지난 10여년간 소수 분파인 시아파 하자라족에 대한 테러로 약 1400여명이 숨지는 등 분쟁과 폭력 행위가 일상적인 지역이다. 이란, 아프가니스탄과도 국경을 맞대고 있고, 탈레반과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국경을 넘어 드나드는 등 파키스탄 내에서도 매우 위험한 지역으로 꼽힌다.

파키스탄 변호사협회는 테러 직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파키스탄 전역에서의 법정 활동을 임시로 중단한다고 밝혔으나, <워싱턴 포스트>는 이 지역의 법조계가 정상화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9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파키스탄 변호사들이 모여 자살 폭탄테러로 숨진 발루치스탄주 변호사들을 애도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EPA 연합뉴스
9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파키스탄 변호사들이 모여 자살 폭탄테러로 숨진 발루치스탄주 변호사들을 애도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EPA 연합뉴스
테러에서 살아남은 바르쿠르다르 칸 변호사는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글을 올려 동료를 잃은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법정에서 활동하던 중견 변호사들이 모두 죽었다”는 말로 글을 시작한 칸 변호사는 “이번에 숨진 변호사들은 대부분 1세대 변호사들이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지만 오늘 일자리를 잃은 변호사도 수백명이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영국 <비비시>(BBC)의 샤이마 칼릴 파키스탄 특파원은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번 테러로 숨진 변호사들의 사진을 모아 게시했는데, 지금까지 500여명 이상의 누리꾼들이 이 글을 리트위트하며 애도를 표현했다.

이번 테러로 목숨을 잃은 변호사들의 생전 모습. 샤이마 칼릴 특파원 트위터 갈무리
이번 테러로 목숨을 잃은 변호사들의 생전 모습. 샤이마 칼릴 특파원 트위터 갈무리
변호사들을 표적으로 한 이번 테러가 어떤 단체의 소행인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탈레반의 한 분파인 ‘자마툴 아흐라르’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모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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