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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이란 대통령 ‘거침없는 행보’

등록 2005-11-03 18:22수정 2005-11-03 18:22

협상파 외교관 40명 집단경질… 핵활동도 재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49) 이란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없애야 한다”는 발언으로 지구촌을 깜짝 놀라게 한 데 이어, 외교관 집단 경질, 우라늄 전환활동 재개 등 뉴스 보따리를 속속 내놓고 있다.

마누셰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2일 의회에서 “40여명의 대사와 재외공관장들이 (이란력으로) 올 연말(내년 3월20일) 임기 만료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외신들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외교관 ‘숙청’이라며, 유럽 국가들과 핵 협상을 벌여온 런던·파리·베를린 주재 대사들이 모두 교체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의 ‘친서방 개혁노선’과의 결별을 뜻한다.

또 이란 정부는 또 이달말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를 앞두고 다음주부터 이스파한 핵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전단계인 우라늄 전환활동을 재개하겠다고 2일 국제원자력기구에 통보했다.

취임 3개월을 맞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처럼 단호한 외교정책들을 내놓는 배경에는 국내 보수파와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가 있다. 상당수 국민들 사이에서도 하타미 전 정권이 “결과도 못내는” 유럽과의 협상에 매달려 핵 활동을 계속 동결하는 등 지나친 양보로 핵 개발에서 시간만 낭비했다는 여론이 형성돼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반 이스라엘 발언이 국제사회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핵 외교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개혁파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2일 테헤란의 전 미국대사관 건물 근처에서는 1만여명이 ‘반미-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여 아마디네자드에게 힘을 실어줬다. 최고 종교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핵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아마디네자드 노선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메네이가 군부 출신으로 성직자 등 전통적 지도부에서는 아직 ‘아웃사이더’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100% 권한을 주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최근 하메네이가 “서방과의 화해를 주장하는 실용주의자”를 자칭하는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이끄는 ‘중재위원회’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은 아마디네자드에 대한 견제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이란 정부가 우라늄 전환 재개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에 파르친 군사시설 재조사를 허용한 것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국제원자력기구와 맺은 핵안전협정의 금지선을 넘지는 않겠다’는 양면정책을 보여준 것이다. 파르친 시설은 미국과 유럽연합이 핵무기 비밀 실험장소로 지목하는 곳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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