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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미얀마 수도 정글 속으로…왜?

등록 2005-11-08 19:10수정 2005-11-08 19:10

미얀마 새 수도 위치
미얀마 새 수도 위치
군정 당국 “미얀마 북쪽 320km 지리적 중심지로” 2006년 4월까지 완료 추진…“공무원 가족동반 불허” “미 공격 두려움 탓” 분석…“스스로 고립” 지적도
미얀마 군사정부가 산악 정글지대로 돌연 수도이전을 시작했다.

군사정부의 정보장관인 초 산 준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주부터 전체 정부기관을 현재 수도인 랑군에서 북쪽으로 320㎞ 떨어진 산악지대 피인마나로 이전중”이라며 그동안 나돌던 수도이전 풍문을 사실로 확인했다고 <아에프페(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전 배경에 대해 “미얀마가 현대국가로의 발전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상황 변화 때문에 지리적 중심지에 정부가 들어설 필요가 생겼다”고 밝혔으나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1년 전부터 착공된 것으로 알려진 새 수도터는 10㎢ 규모로 군부 지도자의 주택, 외교가, 의회건물, 공항, 골프장, 정부청사 등 국정운영에 필요한 주요 건물을 수용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비비시(BBC)방송>이 보도했다. 새 정부청사는 피인마나로부터 30㎞ 더 떨어진 계곡 안에 자리잡고 있다. 군당국은 내년 4월까지 이전작업을 완료토록 명령을 내렸으나 새 수도 공사는 아직 다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현지에 도착한 한 공무원은 “사람들이 마루 바닥에서 밤을 지새야 했으며, 이틀 동안의 식량밖에 지급받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통신>이 보도했다. 공무원들은 가족동반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명령에 따르지 않은 공무원들은 반역죄로 기소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미얀마 군사정부가 1948년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이후 수도였던 랑군을 버린 까닭에 대해 서방관측통들은 미군공격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03년의 이라크 전쟁을 지켜본 미얀마 군사정부 지도자들은 다음은 “미얀마 차례”라고 지레 겁을 먹고 해안상륙 공격에 취약한 랑군 대신 다른 전략적 요충지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탄 슈웨 미얀마 군사정부 수반 등 군부 지도자들이 점술가의 예언에 따라 새 도시를 건설하곤 했던 버마왕의 행태를 흉내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지의 한 국제구호활동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서구사회는 미얀마 군사정권을 고립시키려 하고 있으나, 이들은 스스로 고립되려고 하고 있다”며 “수도이전은 이들의 고립주의 정신상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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