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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한살배기를 불에 던졌다…그 비명을 잊을 수 없다”

등록 2017-11-17 11:45수정 2017-11-17 20:22

세이브더칠드런, 로힝야 난민 보고서 ‘결코 잊지 못할 공포’
살인·방화·윤간…미얀마군 반인륜 로힝야 학살 심층 인터뷰
20~21일 미얀마 아셈 참석 외교장관들에게 “이 폭력 멈춰달라”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있는 로힝야 난민 캠프의 모습. 깨끗한 물과 거처를 구하기 어려워 질병 확산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콕스바자르/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있는 로힝야 난민 캠프의 모습. 깨끗한 물과 거처를 구하기 어려워 질병 확산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콕스바자르/세이브더칠드런 제공
“한 군인이 만삭 임신부한테 가솔린을 붓더니 불을 붙였어요. 한 군인은 엄마 팔에서 아기를 빼앗더니 불에 던져 넣었어요. 그 아기 이름은 사합, 아직 한 살도 안된 아기예요. 저는 그 비명을 절대 잊을 수 없어요.”

미얀마군의 학살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난온 로힝야족 레헤마(24·가명)의 평생에 남을 공포다. 사디바비란(16·가명)은 “군인 세 명한테 집단 성폭행 당한” 트라우마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 세니라(35·가명)는 조카가 집에 갇힌 채 불타 죽은 주검의 잔해를 봤고 “타버린 주검 냄새를 아주 오랫동안 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국제 구호개발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17일 발표한 ‘결코 잊지 못할 공포’의 일부다. 로힝야족 23만명이 머무는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캠프에서 2주간 25명을 심층 인터뷰한 보고서다. 지난 8월말 미얀마군이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60만명이 피난을 떠났고, 그 과정에서 자행된 살인과 폭력, 성폭행 실상이 담겼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21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외교장관 회의 참석자들에게 “이 폭력을 멈출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달라”며 보고서를 전했다. 이에 앞서 13일부터 이틀간 필리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10개국 정상들이 의장성명에서 로힝야 사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난민 가운데 60%는 18살 미만 미성년자다. 난민을 직접 만난 헬레 토르닝슈미트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는 “내가 만난 모든 아이들이 잔학행위, 거듭된 성폭행, 가족이 산 채로 타 죽은 광경을 목격한 경험을 이야기했다”며 “로힝야 난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아셈에서 주요 의제로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로힝야 난민 아동 상황을 초대형 재난(카테고리 1)으로 선포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15만달러(약 1억6600만원)를 추가 지원하기 위한 긴급구호 모금을 시작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로힝야 인종청소’가 시작된 지 석달 만인 16일, 미얀마 당국에 로힝야족에 대한 군사행동 중단을 촉구하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특사 임명을 주문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미얀마와 중국, 러시아 등 10개국이 반대하고 26개국이 기권해 찬성 135표로 통과됐다. 이번 결의는 다음달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다시 한 번 채택 절차를 거친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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