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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자’ 지킬 수 있을까?

등록 2017-12-24 18:09수정 2017-12-25 11:04

[2017 뉴스&] 지구촌 흔든 사건
미얀마 로힝야족 인종청소

지난 8월부터 미얀마 군부 인종청소로 1만여명 사망·65만5000명 난민
1월 본국 송환 시작…국제사회 지원·재발방지·진상규명·처벌 과제로

지난달 24일 방글라데시 잠톨리에 있는 난민 캠프의 가족 텐트에서 로힝야족 모함마둘 하산(18)이 자신을 죽이려던 미얀마 군인의 총에 맞아 생긴 흉부 상처를 내보이며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톨리/AP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방글라데시 잠톨리에 있는 난민 캠프의 가족 텐트에서 로힝야족 모함마둘 하산(18)이 자신을 죽이려던 미얀마 군인의 총에 맞아 생긴 흉부 상처를 내보이며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톨리/AP 연합뉴스
201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실권자인 미얀마에는 평화가 없었다. 무슬림 소수 민족 로힝야에 대한 반인륜적인 국가 범죄 앞에 지구촌은 속수무책이었다.

로힝야는 1970년대 미얀마 정부가 차별 정책을 본격화한 이후 줄곧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자’였다. 8월25일 로힝야 반군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이 라카인주에서 경찰 초소 30여곳을 습격한 뒤부터는 이들에 대한 ‘인종청소’가 시작됐다. 군인들은 보이는 대로 총을 갈겨 로힝야족을 쏴 죽였다. 집에 불을 질러 산 채로 태워 죽이기도 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조사 결과, 넉달간 총 사망자는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사망자의 69%가 총상으로, 9%가 방화로, 5%가 폭행으로 숨졌다. 여성은 애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미국 재무부는 22일 미얀마 마웅 마웅 소 장군을 인권유린과 부패 혐의로 경제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첫 실질적 조처를 취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여전히 군에 의한 민간인 살해와 성폭행을 부인한다. “로힝야 테러리스트를 겨냥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65만5000여명은 난민이 됐다. 난민 가운데 37만8000여명이 아이들이다. 모든 게 부족하고 위생 상태마저 열악한 난민 캠프에서 로힝야족은 다시 위태롭다. 5살 이하 어린이 중 4분의 1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다. 콜레라를 비롯한 수인성 감염병이 우려된다. 디프테리아로 인한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극한 상황은 어린이들을 인신매매와 아동노동으로 내몰고 있다. 지금 당장 난민 캠프의 기본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 인도주의의 첫걸음이라는 호소가 나온다.

2018년 1월 로힝야족의 귀향이 시작되지만,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정부가 큰 틀에서 송환에 합의한 데 따른 조처다. 2017년 반인륜 범죄를 막는 데 무능했던 지구촌은 2018년 가장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지원과 폭력사태 재발 방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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