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지난 6월21일 딸을 순산한 뒤 공개한 사진. 아던 총리 트위터 갈무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태어난 지 11주된 딸과 오래 떨어지지 않기 위해 전용기를 띄워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비비시>(BBC) 방송을 보면 아던 총리는 5일 전용기인 공군 보잉 757기를 타고 나우루공화국에서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 참석한다. 사흘 일정에 맞춰 부총리 등이 포함된 뉴질랜드 대표단은 지난 3일 나우루공화국에 이미 도착했다. 아던 총리는 모유 수유를 해야 하는 딸과 떨어져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일치기’로 이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아기를 데려가기 위해선 각종 예방접종을 받아야만 했기 때문에 아던 총리가 일정을 조정해야했다는 것이 총리실 설명이다.
당초 전용기는 나우루 공화국 인근 마셜제도에서 대기하다가 대표단을 태우고 돌아올 계획이었지만 총리가 따로 움직이면서 왕복 운항을 추가로 하게 됐다. 이 비용은 8만뉴질랜드달러(약 5860만원)다. 아던 총리는 “심지어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비행기를 탈 수 있는지까지 확인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찾았다”며 “선택지는 짧은 시간동안 가거나, 혹은 아예 가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가지 않았더라면 똑같은 비난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했어도, 혹은 그렇게 안 했어도 비난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비시>는 뉴질랜드 현지에서 아던 총리의 행동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우리 지도자가 나우루에 도착하기 위해 당일치기로라도 이동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지만, 또 다른 쪽에선 “부총리가 이미 참석하고 있다면 굳이 가야 했느냐”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비비시>는 아던 총리가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1971년 이후 태평양도서국포럼에 참석하지 않은 첫 번째 총리라는 꼬리표가 붙을 뻔했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