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
77살 고령에 당 만들며 3번째 총리 도전
건강 완전회복 장담 못해 선거 이슈 될 듯
77살의 고령으로 세번째 총리직에 도전하고 있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건강문제가 이스라엘 정국의 돌발변수로 떠올랐다.
샤론 총리는 18일 밤 가벼운 뇌졸중 증세로 병원에 긴급 입원했다. 한때 의식을 잃었다는 보도도 있으나 현재 위독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샤론 총리가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정신을 되찾았으며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내년 3월28일 조기총선을 앞두고 샤론 총리가 입원하면서 새판짜기에 분주한 이스라엘 정국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샤론 총리는 지난달 21일 30년 동안 몸담았던 우파 리쿠드당을 탈당하고 중도파 신당인 카디마(전진)를 창당하겠다고 전격 선언했으며, 여기에 노동당 출신의 시몬 페레스 전 총리와 샤울 모파즈 국방장관 등 거물들이 잇따라 합류해 여론조사에 뚜렷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120석 의석 중 카디마당이 35~40석을 차지하고, 샤론은 3번째로 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고령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샤론 총리의 건강이 완벽하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선거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샤론 총리는 과다체중으로 경고를 받아왔고 지난 7월에도 심장발작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이를 부인해 왔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카디마당이 샤론 1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샤론 총리의 신변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진로가 불투명해져 이스라엘 정계에 격랑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된다. 지난 8월 가자철수를 강행한 샤론 총리는 내년 3월 총선을 승리로 이끈 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해체를 전제로 팔레스타인 독립을 제안한다는 복안을 내비치고 있다. 동예루살렘과 주변지역을 이스라엘에 편입시키면서 나머지 서안지역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추가 철수할 의도도 내비치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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