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서부 도시 네곰보의 성세바스티안 교회에서 부활절 연쇄 테러로 사망한 한 학생의 친구가 25일 장례식장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H6네곰보/AP 연합뉴스
359명까지 달하던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테러 사건의 사망자 집계가 갑자기 100명이나 줄었다. 스리랑카 당국이 사망자 집계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테러 정보를 사전에 전달받고서도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던 스리랑카 정부가 사태 수습에도 헛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스리랑카 정부는 25일 부활절 연쇄 테러 사망자 수를 지금까지 발표된 수치에서 100명이나 줄인 ‘약 253명’으로 수정 발표했다. 루완 위제와르데네 스리랑카 국방장관은 이날 “영안실들이 부정확한 수치를 제공했다”고 사망자 집계가 틀린 이유를 밝혔다. 이번 테러의 사망자 수는 한때 359명으로까지 치솟았었다.
스리랑카 보건부 고위 관리도 <로이터> 통신에 테러로 손상된 수많은 주검 조각들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산출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날 밤 늦게 완료된 검시 결과, 일부 희생자의 사체가 중복 계산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정부가 공식 발표한 희생자수가 100명 이상이나 착오가 있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15일에 콜롬보 등지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 사건에 대한 정보를 ‘4개월 전’부터 인도와 미국 등 서구 정보기관들로부터 전달받았다. 특히 테러 발생 며칠 전엔 인도 정보당국으로부터 구체적인 정보를 넘겨받았으나, 대처에 실패했다.
이는 스리랑카 정부 내에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과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의 극심한 대립과 권력투쟁 속에서 위크레마싱헤 총리가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지 못해 관련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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