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소련 침공 이후 처음…체니 부통령 참석
“아프가니스탄은 수십년에 걸친 전쟁과 압제에서 벗어나 다시 일어서려하고 있습니다.”
19일 1973년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후 32년만에 다시 열린 민선의회 개원식.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감격에 겨워 울먹이는 목소리로 연설을 마쳤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새 헌법 채택(2004년 1월)과 지난해 대통령 선거(2004년 10월), 총선(올 9월18일)에 이어 이날 의회를 개원함으로써 아프가니스탄은 국가재건을 위한 기본골격을 거의 세운 셈이다.
상원 102석, 하원 249석으로 구성된 아프간 의회는 전체 의석의 25%를 여성으로 채워 여성의 사회·정치 활동을 죄악시해온 탈레반정권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1년 탈레반 정권을 몰아낸 미국은 개원식에 딕 체니 부통령을 참석시켜 오늘날의 아프간이 ‘테러와의 전쟁’의 성과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적극 부각시켰다.
그러나 아프간이 가야할 길은 멀고 험난하다. 무엇보다 전세계 헤로인 공급량의 90%를 차지할만큼 아프간 경제는 마약의존도가 높다. 실업률과 물가상승은 매우 높고, 전력과 상수도 보급도 아직 제한된 상태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부족지도자, 군벌, 서구화된 전 망명객, 여성, 소수민족 지도자 등으로 정치적 이해가 복잡다기한 의원들의 면면도 아프간의 험난한 앞날을 예고한다.
탈레반세력은 지난 가을부터 동부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자살폭탄 테러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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