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는 수도권 인구가 3천만명에 이른 상황 등을 이유로 수도 이전 계획을 29일 승인했다. A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정부가 오랫동안 논의한 수도 이전 계획을 의결했다. 수도 자카르타의 인구가 과밀한 데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지반이 급속히 침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9일 특별 각의에서 10년 이상 논의된 수도 이전 계획을 승인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수도를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구가 조밀한 자바섬으로부터 옮기는 계획을 선호해왔다. 위도도 대통령은 4월17일에 실시되고 5월22일 결과가 발표되는 대선에서 재선이 확실시되자 오랜 숙제인 수도 이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언론들은 자바섬 북동쪽 보르네오섬의 팔랑카라야가 새 수도의 유력 후보지라고 보도했다. 밤방 브로드조네고로 국가개발부 장관은 구체적으로는 밝히지 않은 채 동부 인도네시아가 새 수도 후보지로 선호된다고 말했다. 그는 새 수도는 300~400㎢의 면적이 필요하며, 인구는 90만~150만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 이전에는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카르타를 비롯한 수도권은 3천만명이 사는 세계적 인구 조밀 지역으로, 극심한 교통 체증에다 환경 문제에 시달려왔다. 특히 해안 저지대에 있는 자카르타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 홍수, 과도한 지하수 개발 등으로 인해 지반이 빠르게 침하하고 있다. 자카르타에서 소비되는 물은 4%만이 하수로 처리돼, 강이나 지하수 오염이 심각하기도 하다. 교통 체증은 매해 65억달러의 피해를 주는 것으로 추산된다.
위도도 대통령은 각의에 앞서 말레이시아, 한국, 브라질 등이 국가 개발의 일환으로 새 수도를 만들었다며 “수도 이전 방안은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계획적이고 신중하게 논의되거나 결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명에서 “자카르타가 미래에 정부의 중심 및 경제 중심이라는 이중의 부담을 짊어질 수 있을까?”라고 물으며 “만약 우리가 처음부터 잘 준비하면 이 위대한 이전 계획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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