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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유엔총회, “인도양 미국 전략기지 디에고가르시아 반환해야”

등록 2019-05-23 10:38수정 2019-05-23 22:37

“모리셔스로 차고스제도 반환해야” 결의안 통과
인도양 제해권에 사활적인 디에고가르시아 미군기지에 영향
영국이 1965년 획득 뒤 미국에 군사기지 조차해줘
서방이 여전히 소유하는 해외 식민 영토에 영향
서방의 인도양 제해권에 사활적인 미국 전략기지가 있는 차고스제도의 최대 섬 디에고가르시아.
서방의 인도양 제해권에 사활적인 미국 전략기지가 있는 차고스제도의 최대 섬 디에고가르시아.
미국의 인도양 제해권 문제에서 사활적 위치에 있는 영국령 디에고가르시아를 모리셔스에 반환하라는 유엔총회 결의안이 통과됐다. 디에고가르시아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태평양의 괌과 함께 미국의 2대 전략폭격기 기지가 있다.

유엔총회는 22일 디에고가르시아가 속한 차고스제도를 6개월 안에 모리셔스에 돌려주라고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는 영국이 차고스제도를 모리셔스로부터 분할해 식민지적 지배를 하고 있다며 “영국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차고스제도에 대한 통치를 끝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 결의는 구속력이 없기는 하나, 미국과 영국 등이 제국주의 시대 때 획득한 뒤 전략적 차원에서 여전히 소유하는 식민 영토에 대한 반환 요구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에는 116개국이 찬성했고, 영국·미국·헝가리·이스라엘·오스트레일리아·몰디브 6개국이 반대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56개국은 기권했다. 결의안은 2월에 국제사법재판소가 영국이 가능한 한 빨리 이 섬에서 떠날 것을 권고한 뒤 나온 것이다. 인도양 도서국가 모리셔스는 1965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의 조건으로 차고스제도의 포기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영국 정부는 차고스제도에 대한 모리셔스의 주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유엔 결의 수용을 거부했다. 캐런 피어스 유엔 주재 영국대사는 “영국령 인도양 영토는 1814년 이래 영국이 주권 아래에 있으며, 모리셔스는 차고스제도에 대한 주권을 가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번 결의는 영유권 분쟁을 겪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게 우려스러운 선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차고스제도가 안보 목적으로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면 모리셔스에 이양하겠다는 과거의 약속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영국은 섬 60개로 이뤄진 차고스제도에서 가장 큰 산호섬인 디에고가르시아에서 1967년부터 거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고 군사기지를 설치했다. 영국은 미국에 2036년까지 기지 조차권을 줬다. 디에고가르시아에는 미국 해군기지와 함께 폭격기 기지가 있다. 인도양의 한가운데에 있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인도양의 제해권에 핵심적인 곳이다. 디에고가르시아는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전쟁 때 폭격기를 비롯한 미군 군용기들이 발진한 곳이기도 하며, 지금도 미국의 중동 지역 작전에 배후 기지 역할을 한다.

미국은 9·11 테러 뒤 이 섬에서 자국법에 구애받지 않고 테러 용의자를 심문하는 ‘블랙 사이트’를 운용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성명에서 “이 영국령 인도양 영토에 있는 미-영 합동 방위시설은 테러, 조직범죄, 해적 등한테서 영국 및 전세계 시민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투표에 앞서 프라빈드 쿠마르 저그나우스 모리셔스 총리는 차고스제도 주민 강제 이주는 반인도적 행위였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그는 차고스제도를 돌려받으면 국제법에 따라 미·영 군사기지의 존속을 허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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