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옷을 입고 ‘중국으로의 인도 반대’, ‘홍콩을 지지해주세요’라고 쓴 손팻말을 든 홍콩 시민들이 21일 이민국 지하를 점거하고 ‘범죄인 인도 조례’의 완전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홍콩/AFP 연합뉴스
홍콩 시민들이 ‘범죄인 인도 조례’의 완전한 철회를 요구하며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범죄인 인도 조례에 반대하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21일 홍콩 경찰본부를 에워싸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시위에 참가하는 시민들의 숫자가 시간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어, 주말 대규모 시위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선 것은 홍콩 학생조직 등이 내건 4대 요구사항을 전날 저녁까지 홍콩 정부가 수용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홍콩 7개 대학 학생회는 △범죄인 인도 조례의 완전 철회 △12일 시위에 대한 폭동 규정 철회 △과잉 진압 책임자 처벌 △체포된 시위 참가자 석방 등 4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에 홍콩 시민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정부청사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시위에는 2014년 ‘우산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도 참여했다. 웡은 이날 트위터에 이전 시위로 체포된 이들에 대한 기소를 포기해야 한다고 경찰에 촉구하는 글을 올리는 한편, 시위대에 경찰본부 앞으로 행진하자고 요구했다.
검은색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속속 집결하며 경찰본부가 포위되다시피 하자 경찰은 긴급 서비스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시위대의 평화로운 해산을 촉구했다. <비비시>(BBC) 방송은 일부 시위대가 정복을 입은 경찰에게 계란을 던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시위대와 경찰 간 과격한 충돌 양상은 벌어지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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