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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지진해일 악몽의 1년 더딘 복구, 깊은 상흔

등록 2005-12-26 18:26

지난해 12월26일 발생한 남아시아 지진해일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참사 발생 1주년을 맞은 26일 타이 남부 푸껫의 파통해변에서 추모행사를 하고 있다. 푸껫/AFP 연합
지난해 12월26일 발생한 남아시아 지진해일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참사 발생 1주년을 맞은 26일 타이 남부 푸껫의 파통해변에서 추모행사를 하고 있다. 푸껫/AFP 연합
이재민 80% 삶터 막막… 복구가옥 20% 미만
“조기경보센터 어디에 둘까” 이견으로 개설 지연
어린이들 정신적 충격 속 구호금 집행 거의 안돼
“그 공격은 대규모 지진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다가올 끔찍한 재난의 서곡에 불과했다.”

대규모 지진해일(쓰나미)이 남아시아를 휩쓸고 지나간 지 1년이 된 26일, 최대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의 반다아체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당시의 참상을 이렇게 회고했다.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타이 등에서는 지난해 지진해일이 닥친 시간에 사이렌을 울리고 조기를 게양했다. 또 곳곳에서 정부 주관으로 추모 행사를 열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타이에서는 지난주부터 철야기도, 헌화행사가 이어졌다. 시신과 건물잔해 투성이었던 타이 해변에는 이제 추모공원, 경보탑, 방파제 등이 들어섰다. 그러나 아직 주검 800여구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스리랑카와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서는 사고 현장에서 촛불 철야기도가 열렸다.

국가별 지진해일 피해현황(전체 사망자 21만6천명 이상)
국가별 지진해일 피해현황(전체 사망자 21만6천명 이상)

지지부진한 복구= 1년이 지났지만 삶의 터전은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못한 상태이다. <에이피통신>은 “남아시아 일대 180만 이재민의 80%가 아직도 텐트나 나무판자로 만든 엉성한 임시건물, 친인척집에서 얹혀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에서는 각각 14만채와 10만채가 지진해일로 파손됐으나 복구되거나 건설중인 가옥은 20% 미만에 불과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도로와 항만 등의 기반시설이 부족한데다 관료주의가 팽배해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국에서 온 구호금 130억달러 가운데 복구비용으로 실제 집행한 자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길 먼 조기경보체제= 인도양 연안국가와 과학자들은 유엔의 후원아래 조기경보체계 구축을 위해 공동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데이터 처리 및 경고 발령 센터를 어느 나라에 둘지를 놓고 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공동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대신 각국은 자체 경보체제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6일 처음으로 지진해일 경보체계를 실험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는 부표, 해안가 사이렌, 국제통신라인 정도를 갖춘 초보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이 완전 가동하려면 2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에이피통신>은 내다봤다.

최대피해자 어린이들= 지진해일로 피해를 입은 어린이 상당수는 아직도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엔아동기금이 피해 어린이 1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절반은 지진해일 사태 이후 해안가에서 노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피해어린이의 3분의 1은 자신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4명중 1명은 굶기 일쑤라고 답변했다. 또 지진해일 발생 당시보다 지금이 오히려 생활 여건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어린이가 4명중 1명꼴이나 됐다. 그만큼 아직도 이곳의 어린들은 절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날 세계의 지도자들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아체지역 방송을 통해 이날을 ‘슬픔의 날’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인류는 재난에서 새로움을 창조해왔다고 강조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지진해일이) 너무 잔인하고 빠르고 광범위하게 몰아닥쳐 우리는 이를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 아직도 싸우고 있다”며 어떤 면에서 보면 가장 어려운 시간이 앞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도형 기자, 연합뉴스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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