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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자연의 역습? 방글라데시, 7개월간 벼락 맞아 246명 사망

등록 2019-09-09 14:39수정 2019-09-09 14:48

비정부기구 다카에서 기자회견, 사망 202명 남성
2011년 이후 200~300여명, 5~10월 몬순기 집중
낙뢰 급증…키큰 나무 벌목, 온난화 영향도 제기
방글라데시에서 최근 7개월간 벼락에 맞아 최소 246명이 숨지고 97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부들이 경작지를 만들려고 피뢰침 역할을 하는 야자수같은 키 큰 나무를 베어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글라데시의 벼락 피해자는 2011년 이후 매년 200~300여명에 이르고, 5~10월 아열대 몬순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벼락재해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SSTAF는 8일 수도 다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수집한 벼락 사상자 통계를 발표했다. 이 기간에 벼락에 맞아 숨진 246명 중 대다수인 202명은 성인 남성이고, 30명은 성인 여성, 8명은 청소년, 6명은 어린이로 분류됐다. 단체는 지역 언론 보도와 온라인 포털 자료를 수집·분석해 통계를 내놓았다. 희생자 대부분은 농지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했고, 일부는 오두막집이나 양철로 된 집, 나무 밑에서 잠을 자다 벼락에 맞았다. 월별로 6월에 66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해 가장 많았다. 5월에도 60명이 숨졌다. 2016년에도 5월에 하루에만 82명이 번개에 맞아 사망하면서 방글라데시 당국은 번개를 ‘자연재해’로 선포했다. 작년에도 5월 한달에만 번개로 112명 이상이 숨졌다. 2016년 한해동안 방글라데시 번개 사망자는 349명으로 알려진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몬순 우기인 매년 5~10월 사이에 번개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촌지역 산림파괴를 지적한다. 농부들이 키 큰 나무를 베어내 쌀경작지를 일구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농부들이 핸드폰 같은 금속 기기를 더 많이 갖고 다닌 것도 한 요인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또 주로 많은 남성들이 번개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무모하게 농사일 등 야외활동을 계속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 영향도 제기된다. 온난화 탓에 대기 중 수증기가 늘어 비구름이 자주 발생하면서 낙뢰가 급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글라데시 당국은 500만 그루의 야자나무를 심어 번개 사망자를 줄이려 애쓰고 있다. 방글라데시 국가재난관리국의 라즈 아흐메드 국장은 2016년에 “정부가 번개 피해 유족에게 2만 다카(약 30만원), 부상자에게 1만 다카(약 15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번개안전연구원(NLSI)이 계산한 바로는 연간 주택 200채 가운데 하나가 낙뢰를 받으며, 28만명 중 한 사람이 벼락을 맞는다. 물론 벼락이 자주 치는 우기, 그리고 벼락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장소로 한정하면 실제로 벼락 맞을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한국에서는 낙뢰로 1926~2004년 동안 209명, 2000~2006년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연평균 3~4명꼴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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