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기 총통을 선출하는 투표가 실시된 11일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인 차이잉원 현 총통이 투표를 하기 위해 타이베이의 한 투표소에 도착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11일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친중국 성향의 야당인 중국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은 11일 가오슝시 선거운동 본부 앞에 마련된 무대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차이잉원 총통에게 방금 당선 축하 전화를 했다. 선거 결과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막바지 개표 작업이 진행 중인 오후 8시 54분(현지시간) 현재 집권 민주진보당 후보인 차이 총통이 801만5천14표를 얻어 539만6천602표를 얻은 중국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을 261만여표 차이로 앞서가고 있다. 이날 선거 결과는 차이 총통이 우세할 것이라는 기존 관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최근까지 나온 각종 대만의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50% 안팎의 고른 지지도를 얻었다.
지난달 27∼28일 진행된 양안정책협회의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54.9%로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후보의 22.1%보다 30%포인트 이상 높았다.
한 시장은 선거운동 막판에 타이베이(臺北)와 가오슝(高雄)에서 초대형 유세 행사를 여는 등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끝내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올해 대만 대선은 작년부터 거세진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수용 압박과 홍콩 시위의 영향으로 대만에서도 반중 정서가 크게 고조된 가운데 치러졌다.
최근 치러진 홍콩의 지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한 데 이어 대만 유권자들까지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의 재선을 선택함에 따라, 일국양제를 바탕으로 대만 통일이라는 중국의 마지막 역사적 위업을 달성하고자 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는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