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호주 산불로 폐허가 된 캥거루 아일랜드의 한 농장. AFP 연합뉴스
호주 야생동물의 천국이라고 불리던 '캥거루 아일랜드'가 초유의 산불 재난으로 '죽음의 땅'이 됐다. 17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최근 남호주주(州) 주도 애들레이드 남서쪽캥거루 아일랜드를 휩쓴 대형 산불로 섬 면적의 반인 21만 ha가 전소됐다. 이 바람에 코알라 3만 마리가 참변을 당했다. 휴매인 소사이어티 인터네셔널(HSI) 동물 구조원이 찍은 '화상 입은 코알라 한 마리가 산불에 타 죽은 동료 사체 옆에 생기 없이 앉아 있는 사진'은 캥거루 아일랜드에 닥친 산불 참화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켈리 도니탄 HSI 재난대응팀장은 "산불 현장에서 가슴 아픈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면서 "물가에서 동료의 사체를 지키는 코알라의 모습은 더욱 슬펐다"고 말했다. 이반 쿼테메인 HSI 팀원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0m 간격으로 동물의 사체가 널려 있다. 2~3km를 걸어도 코알라가 먹을 수 있는 나무 잎사귀 하나를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 타버렸다"면서 캥거루 아일랜드의 참상을 전했다. . 그는 "생존 동물을 찾다 보면 여기저기 온통 연기·재·죽음의 냄새로 가득하다"면서 "코알라·덤불왈라비·캥거루 등 모든 야생동물이 심각한 화마를 겪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